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재로 이날 새벽 1시 시장담당 임원 대상 제1차 비상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오전 7시 전체 간부를 소집해 제2차 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
계엄선포 직후 외환시장과 해외 금융시장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서울외국환중개시장에서 3일 오후 10시 30분께 계엄령이 선호된 이후 다음날 새벽 12시 20분쯤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2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일 오후 3시30분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1402.9원)보다 40원 넘게 치솟은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은 지난 7월부터 오후 3시 30분 마감에서 런던 거래시간 마감 이후인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됐다. 이후 약 150여분만에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하자 원달러 환율은 14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도 오전 12시 5분 4% 넘게 하락했다가 결의안 가결 이후 반등했다.
긴급 금융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한 금융감독원은 “계엄선포 직후 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이 일부 변동성을 보였으나, 이후 금융회사 해외지점의 한국물 발행이 원활히 소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KB뉴욕지점은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을 가격변동 없이 1억불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증권가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제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 없지만 변동성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으로서는 블랙스완급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발표한 적극적인 안정화 조치도 변동성의 지속력을 일부 제한적할 수 있다고 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오후 11시 40분쯤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인 추가 시장안정조치는 이날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 전날 오후 11시부로 대한민국은 비상계엄 체계에 들어갔다. 하지만 날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6시간여만에 비상계엄 선포, 해제가 이어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