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된 하와이, 마우이섬 여행 자제령…다른 섬은?

이소현 기자I 2023.08.11 15:11:59

美 하와이 재난지역 지정…하와이 '비상사태' 선포
관광청 마우이섬 여행 자제 요청…"다른 섬은 괜찮아"
여행사·호텔·항공업계 비상…'취소 수수료' 면제키로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하와이가 잿더미로 변하면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산불로 인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하와이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했으며 하와이 현지에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생존모드에 돌입했다.

하와이 여행을 계획 중이었다면 1~2주가량은 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 관광 당국이 화재가 발생한 마우이섬에는 방문을 자제하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주 라하이나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주변이 잿더미로 변해있다.(사진=로이터)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사흘째 산불이 확산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당국이 파악한 화재 사망자 수는 53명까지 늘었다.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지사 권한대행은 전날 비상사태를 모든 카운티로 확대하는 조치를 단행하며 마우이섬으로 항공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하와이 관광청도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마우이섬에 여행 계획이 있는 방문객이라면 일정을 나중에 잡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마우이섬을 제외한 하와이주 나머지 지역은 개방을 유지한다. 제임스 토키오카 하와이 경제개발 및 관광부 국장은 휴가객들에게 하와이주의 다른 지역으로 예약 변경을 제안했다.

인터내셔널 SOS의 조쉬 도저 의료 및 보안지원 총괄매니저는 “(마우이섬을 제외한) 다른 섬을 여행하는 계획은 그대로 유지해도 되며 권장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와이섬은 보통 오아후섬, 마우이섬, 빅아일랜드섬, 몰로카이섬, 카우아이섬, 라이나섬 등 6개 섬을 주로 여행한다. 나머지는 사유지나 보호구역으로 출입이 제한돼 있다.

여행사들도 마우이섬 방문을 제외하는 등 여행 프로그램 전면 수정에 나섰다. 여행사 트래블 브릴리언트의 데니스 암브루스코 마이다 대표는 당분간 하와이섬으로 고객을 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비상이다. 마우이섬에 있는 122년 역사의 유서깊은 호텔 등이 화재로 소실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직 운영 중인 다른 호텔들도 방문객을 받지 않고 있다.

마우이섬에 있는 포시즌스 리조트는 엑스(옛 트위터)에 “현재 마우이로 비필수적인 여행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불가피한 상황에 하얏트, 힐튼 등 대형호텔들은 아예 예약을 받지 않거나 취소 수수료 및 위약금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업체도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면제키로 했다.

항공편 운항은 마우이섬에서 밖으로 사람들을 수송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통해 마우이섬으로 향하는 항공편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마우이섬에 빈 비행기로 가서 승객을 본토로 수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항공사들은 마우이섬 산불을 피해 떠나는 이재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항공권 변경 수수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마우이섬 화재로 섬 밖으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카훌루이공항은 혼잡한 상황이다. 여행객 1400명이 밤새 머물다 이날 오전 비행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갔다. 전날엔 약 1만1000명이 마우이섬을 떠났으며, 이날에는 1500여명이 더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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