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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4일 초단기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오후 워싱턴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재개관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박정양 초대공사 등 공관원 후손들과 환담하고 전시실 등 공사관 시설을 시찰했다. 이 자리에는 박혜선(초대공사 박정양 손녀), 이상구(공사관 서기관 이상재 증손), 장한성(공사관 서기관 장봉환 증손) 씨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기분 좋은 날”이라면서 “한미정상회담도 잘되었고, 이런 날 또 주미공사가 재개관하여 오게 되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 박정양 선생이 공사관으로 왔을 때 정말 막막했을 것”이라면서 “당시만 해도 나라의 위세가 기울 때 외교를 통해 힘을 세우려 없는 살림에 큰일을 한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제대로 기록으로 남아 알려져야 합니다. 우리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나라가 아닙니다. 외교부에서 이러한 일들을 챙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고종의 자주·자강외교의 상징이다. 1889년 2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으로 세계에 현존하는 우리나라 근대 외교공관 중 원형을 간직한 유일한 단독건물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문화재청에서 공관을 구입하여 앞으로 근대문화 계승보존의 모범이 될듯하다. 미국과 우리 서울 두 나라 동시에 문화재로 등록된 것도 뜻깊다”며 “게다가 오늘 136년만의 재개관일에 한미정상회담이 있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아울러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은 우리나라가 자주적으로 체결한 첫 조약이다. 당시 워낙 열강이 우리를 노리던 시절이라 미국에 대한 기대가 컸다. 우리를 후원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였다”며 “이처럼 자주외교의 노력으로 중요했던 관계가 136년 동안 유지되어온 역사가 대단하다. 아까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 회담에서 136년 전 한미수교 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를 받았는지 아는 듯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 시기 개설한 러시아, 영국, 중국, 일본 등 공관들도 확인해보고 문화재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면서 “우리 외교권이 박탈된 게 1905년 을사늑약 때이다. 우리는 그러한 식민시대와 전쟁을 겪고 여기까지 온 대단한 민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