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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측은 “계속되는 자기주식 소각 요구에도 고려아연은 소각할 계획이라는 말만 하고 소각 실행을 미루고 있다”며 “임시 주주총회와 정기 주주총회 기준일인 12월 20일과 31일에 자기주식을 제3자에 출연·대여·양도할 우려와 대차거래 가능성이 있어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자기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아연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은 가처분이 제기된 지분을 포함해 총 253만9726주(12.3%)다.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주가안정 및 기업가치제고, 주주권익보호를 위해 주식을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자사주를 소각하는 시점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MBK·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자신하며 이를 위한 추가적 조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고, 또 자기주식 소각 시점에 대해서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자기주식을 활용해 의결권을 부활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상 취득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취득일로부터 6개월의 제한이 있지만, 소각은 취득 시점과 관계없이 즉시 소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소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MBK·영풍 측에선 제3자 대차거래 등의 가능성을 우려하며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다.
대차거래는 주식 소유자가 보유한 주식을 차입자에게 일정 기간 대여해 주는 거래로, 이 경우 의결권은 주식을 빌려 간 차입자가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최 회장의 우호 세력에게 대차거래로 빌려준 뒤 의결권을 부활시키면 주총에서 우호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제165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6조에 따라 자기주식을 취득 6개월 이내 처분은 제한되며, 대여(대차거래) 역시 불가능하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처분할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시규정 위반 및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하며, 자기주식 제도를 잠탈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