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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대출 막히자 총량 확대 검토…가계부채 관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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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8.02 16: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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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잔금·중도금 수요 50조원 안팎
5대 은행 연간 총량 목표 이미 1조 초과
신축 수분양자 집중…기존 주택 매수자 제외
LTV는 유지…집값 자극 없는 ‘핀셋 지원’ 고심

[이데일리 최정훈 박종화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막힌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에 숨통을 틔워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사실상 상반기에 대부분 소진한 상황에서 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잔금대출을 총량관리에서 제외하기보다는 은행권의 연간 대출 총량을 확대해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일 서울 시내 한 금융기관 영업점에 게시되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사진=노진환 기자)
2일 서울 시내 한 금융기관 영업점에 게시되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사진=노진환 기자)
하반기 집단대출 50조…총량 일부 확대 검토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5대 은행으로부터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별 잔금·중도금대출 공급계획과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여력 등을 제출받아 전수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5대 은행 담당 부행장들과 회의를 열어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공급 가능 규모와 현장의 애로사항도 점검했다. 분석 결과는 금융위원회와 공유해 후속 대책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분양계약을 맺은 실수요자의 입주 차질이다. 지난해 6·27 대책 이전 청약하거나 분양계약을 맺고 입주를 준비해 온 수분양자는 당시 대출 여건을 토대로 자금계획을 세웠지만, 은행들이 총량을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한도를 줄이면서 예상했던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달 래미안 트리니원을 시작으로 10월 아크로 리버스카이, 12월 드파인 아르티아와 써밋 더힐 등의 집단대출이 예정돼 있다. 금융권은 하반기에만 약 7만가구, 26조원 규모의 잔금대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중도금대출까지 더하면 은행권이 공급해야 할 집단대출은 50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집단대출 잔액은 4월 말 146조1978억원에서 7월 30일 148조2316억원으로 석 달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도 11조원 넘게 늘었고, 지난달에만 주택담보대출이 2조2831억원 증가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개인 신용대출 역시 1조3780억원 늘면서 가계대출 총량을 압박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은행들이 주담대 한도를 줄이고 대출모집인 접수와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했지만, 대출이 더 막히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막차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면서 총량 감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당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목표를 이미 1조원 이상 넘어섰다. 일부 은행의 연간 목표 소진율은 각각 197%와 168%에 달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집단대출을 총량관리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집단대출에만 예외를 인정하면 가계부채 관리 원칙이 흔들리고 일반 주담대를 이용하는 실수요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어서다. 이에 집단대출은 총량에 포함하되 은행권의 연간 목표를 확대해 잔금대출 공급 여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신축 수분양자 집중…기존 매수자·LTV 완화 제외

총량을 늘리더라도 추가 여력은 일반 주담대보다 입주가 임박한 사업장의 잔금·중도금대출에 우선 활용하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파트 매수자가 아닌 지난해 6·27 대책 이전 분양계약을 맺고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규제 이후 기존 아파트를 매수한 차주는 강화된 대출 여건을 인지하고 거래한 만큼 동일하게 지원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잔금대출 공급이 실제 입주와 분양대금 회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도 반영됐다.

은행별 집단대출 공급계획과 실제 집행 실적을 별도로 점검해 총량 확대분이 집값을 자극하는 일반 주택 매수자금으로 흘러가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집단대출만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면 관리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결국 총량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느냐가 핵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원칙을 지키면서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구입자 등을 대상으로 한 LTV 완화도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LTV를 높이면 구매력이 확대돼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신 비아파트 공급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 보증 확대 등 수요자 대출보다 공급자 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관건은 총량 확대 폭과 발표 시점이다. 금융당국은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을 참고할 계획이지만 잔금대출은 입주 일정에 맞춰 실행해야 해 마냥 기다리기도 어렵다. 총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가계부채와 집값을 자극할 수 있고, 소폭 조정에 그치면 하반기 집단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일반 주담대처럼 취급 시기를 조절하기 어렵다”며 “총량을 유지하면 집단대출이 늘어난 만큼 다른 대출을 줄여야 하고, 총량을 확대하면 은행 간 사업장 수주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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