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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는 서비스 업종별 연구개발(R&D) 투자 실태와 산업 현장의 규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주요 선진국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국내 서비스산업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또한 법안에 명시된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와 ‘전문연구센터’, ‘민관 협의체’ 등 주요 정책 추진 기구의 구체적인 구성과 운영 방안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서발법은 서비스산업을 제조업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세제 혜택과 인력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년마다 기본계획을 세우고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위원회를 설치하며, 특정 지역을 ‘서비스산업 특화지구’로 지정해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2011년 제18대 국회에서 처음 제출된 이후 올해로 16년차를 맞이하기까지 입법이 좌초돼 왔다. 우리나라에서 서발법이 번번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보건·의료 분야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인지를 두고 벌어진 갈등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의료와 교육 같은 공공 서비스에 산업 논리를 적용하면 공공성이 훼손되고 사실상 ‘의료 민영화’의 길을 열어주게 된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러한 갈등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고, 법안은 국회 임기가 끝날 때마다 자동 폐기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최근 발의된 법안들이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한다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는 그 범위가 의료행위 등에 한정된 탓에 의료데이터의 상업적 활용이나 인공지능(AI) 진단 서비스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공공성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책 결정 권한이 재경부에 과도하게 집중돼 보건복지부나 교육부 같은 부처의 전문성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반면 경제계에서는 인공지능 혁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적 기반 없이 경쟁국에 뒤처질 수 없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서비스업의 고도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갈등 속에서 입법 논의는 최근 국회에서 실무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 17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여야는 서발법 처리를 위해 필수적인 공청회를 열고, 이후 소위원회에서 조문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축조심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과거처럼 이념 논쟁만 벌이다 법안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법안의 문구를 조정하며 접점을 찾아보겠다는 의미다. 소위원장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공청회 날짜를 신속히 정하고 소위를 소집해 나머지 부분도 빨리 심의를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청회라는 절차적 요건을 채운 뒤 구체적인 조문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공청회와 소위 심사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공청회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은 뒤, 소위 심사 과정에서 제외 조항의 실효성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를 설득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여야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기회를 살려 법안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