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佛서 '수소외교' 박차...힘실리는 현대차 '수소차 패권 꿈'

노재웅 기자I 2018.10.14 23:53:00

수소경제 외교의 일환…투싼 수소전기차 택시 충전 시연도 참관
현대차, 文대통령 방불 기간 현지 주요업체들과 수소관련 MOU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인근 거리에서 현대자동차가 수출한 ‘넥쏘’ 수소 전기차를 탑승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이 탄 차량은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해 통관된 ‘넥쏘’의 첫 번째 차량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유럽 5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시내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직접 탑승했다.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전기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현지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보급 현장을 살펴본 뒤 앞으로 한국에서도 양국 기업들이 안전한 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도 프랑스 현지의 유수 업체들과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문 대통령의 ‘수소경제 외교’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 현지업체와 수소 인프라 확대 협력

문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넥쏘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첫 번째 넥쏘 차량이다. 이날 시승은 문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차량을 포함 넥쏘 2대, 파리에서 실제로 운행 중인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 3대 등 모두 5대 규모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파리 도심 알마 광장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 도착,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를 직접 운전하는 현지 운전사의 수소 충전 시연을 참관했다.

충전 시연이 이뤄진 수소충전소는 에어리퀴드사가 파리 시내에 설치한 첫 번째 수소충전소이다. 충전 소요시간은 약 3분으로 배터리 전기차(급속충전기 기준 30분)의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편이다.

프랑스 스타트업 STEP(Societe du taxi electrique parisien: 파리지앵 전기택시 회사)이 운영하는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는 지난 2016년 5대로 시작해 현재 62대가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파리의 수소전기차 택시는 현지에서 ‘파란 하늘’의 차량 래핑 이미지로 유명하며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궁극의 친환경 도심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현대차 및 에어리퀴드 관계자들과 수소전기차 기술개발 동향과 충전 인프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파리는 수소충전소가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한국은 수소에 대한 오해, 안전기준 등으로 도시 외곽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며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와 함께 “현대차는 프랑스 주요기업들과 프랑스 내 수소전기차 보급확산 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수출산업화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확산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佛에 2025년까지 수소차 5000대 수출 목표

현대차는 이번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기간 중 오는 16일 프랑스 더 웨스틴 파리 방돔 호텔에서 현지의 세계적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공동 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기작성돼 3사가 서명 절차만을 앞둔 MOU에는 전 지구적 과제인 온난화를 방지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공동 노력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에어리퀴드와 엔지는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분한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 등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총 5000대의 수소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3사는 프랑스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투자 및 운영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정부 및 유럽의 관련 정책과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병행하며 △클린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수송용 수소 연료 활용도 제고를 도모하기로 했다.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 제공
◇프랑스 협력 모델 국내로도..수소사회 연다

특히 에어리퀴드의 경우 한국에서도 수소 충전 및 생산 인프라 확대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어리퀴드는 국내에서 연말께 설립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혔다. 특수목적법인(SPC)은 주식회사 형태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마련해 오는 2022년까지 국내에 1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 수소경제 사회를 향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에어리퀴드는 최근에도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수소·일산화탄소 등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제4공장 건립을 목적으로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 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어리퀴드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관련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프랑스 회사로, 현대차와는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3사 MOU는 수소전기차 제조, 수소 생산 및 충전소 구축, 에너지 생산과 인프라 구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 기업들이 모여 수소전기차와 충전 인프라의 동시 보급 확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대차는 앞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혁신적인 협력모델 제시 노력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수소전기차는 전 차급으로 확대돼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전망이다. 특히 운행 거리가 길고 고정된 노선을 기반으로 하는 대중교통, 트럭 등 물류 밸류체인, 수직이착륙 항공기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이 용이한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의 활용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 투싼ix 수소차 택시.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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