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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대통령 선거에서 실용적 외교정책을 약속하며 승리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온건파이자 개혁파로 분류된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이 첫 외교 무대 데뷔전이다.
그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집중적인 공습을 퍼부은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500명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분쟁에 개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자신의 권리와 자신을 방어하는 모든 그룹을 지킬 것”이라며 추가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아울러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에 대해 국제사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사태를 전면전으로 묘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보렐 대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전면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지금이 바로 유엔에서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쟁의 단초가 된 하마스의 작년 10월 이스라엘 기습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몰랐다는 걸 미국은 알고 있고, 이스라엘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핵무기 미보유와 미사용 원칙을 천명한 ‘파트와’(최고 종교 권위자의 종교적 칙령 또는 해석)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JCPOA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협약이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란의 핵개발을 막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발끈한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에 적용됐던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무기급 수준인 90%에 근접한 최대 60%까지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집권 직후 JCPOA 복원을 선언하고 2021년 4월부터 이란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럽 등이 이란이 다른 협정에 서명하도록 하려 하지만 “우리는 (과거 합의와) 동일한 틀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미국, 유럽과 협상에 착수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