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만년 마이너스 순국제투자 플러스로 전환되나

최정희 기자I 2014.02.19 14:10:03

지난해 순국제투자 -368억달러..13년만에 최고치
한은 "경상흑자 지속되면 순국제투자 플러스될 수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폭이 계속 줄어들면서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고 해외진출기업들이 급증하면서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순국제투자는 대외(해외)투자와 외국인투자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항상 마이너스를 보였다. 외국인투자가 대외투자보다 늘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순국제투자가 플러스로 돌아서면 외국인투자보다 대외투자가 많아져 대외금융부채보다 대외금융자산이 더 커지게 된다.

<자료: 한국은행>
1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외투자는 9542억달러, 외국인투자는 9910억달러로 순국제투자 잔액(Net IIP)은 -368억달러로 조사됐다. 2000년(-348억7000만달러)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7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외화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대외투자가 964억달러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외국인투자는 364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국제투자 잔액은 통계가 처음 작성됐던 1994년 -322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점차 마이너스 폭이 커지다 2007년 -1833억달러까지 벌어졌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외국인투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순국제투자 잔액의 마이너스 폭도 7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2009년, 2010년 다시 늘어났지만 그 뒤론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현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몇 년 동안 지속돼왔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게 유지된다면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더 커지게 돼 경제상황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순국제투자가 플러스인 나라는 일본, 러시아, 독일 정도다. 일본처럼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 해외직접투자가 많거나 독일처럼 제조업이 발달해 경상수지 흑자가 나는 나라들이다.

<자료: 한국은행>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폭이 감소하는 것은 국내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거나 시장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면서 일본처럼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했던 원인도 작용한다. 실제로 해외진출기업의 영업실적이 증가하면서 해외직접투자 잔액이 외국인직접투자 잔액을 넘어서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 2010년 전까진 외국인직접투자가 대외직접투자보다 많았는데 그 이후엔 역전됐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는 1673억달러인데 비해 대외직접투자는 219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증권, 채권 등 금융투자는 우리나라의 기본실력도 있지만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투자를 봐야 하는데, 직접투자 부문에서 해외유출이 많다는 것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경직성 등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이고, 결국 내수성장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하던 2000년대 중반 이후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은 2009년을 제외하고 해외직접투자 증가율보다 낮은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일 외국인 투자기업 오찬간담회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에게 더 낳은 투자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국내에 본사 및 지역본부 등 헤드쿼터를 두는 글로벌 기업의 외국인 임직원에 소득세를 영구 감면하는 내용 등의 외국인 투자 활성화 방안도 발표한 바 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