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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2라운드 이번주 개막…'묵시적 청탁' 공방 치열할 듯

조용석 기자I 2017.09.24 17:40:49

28일 이재용 뇌물죄 재판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
삼성, 변호사 교체 등 전열정비…박 전 대통령 증언 여부 관심
블랙리스트 재판도 2R…김기춘 ‘지각 항소이유서’ 논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박영수 특별검사(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이번 주 시작한다. 항소심을 앞두고 대표 변호사를 교체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이 1심과 같이 ‘전부무죄’ 전략을 이어갈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토록 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항소심도 시작한다.

◇28일 1차 공판준비기일…다시 ‘전부무죄’ 주장할 듯

이 부회장의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28일 오전 10시에 502호 법정에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지난 8월 25일 1심 선고공판 이후 약 한 달만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검찰 및 피고인의 입장을 간단히 정리하고 증인신문 일정 등을 짜는 과정이다. 정식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할 필요는 없다. 이 부회장이 1심 재판 당시 3번의 공판준비기일에 모두 나오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항소심 때도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전부무죄’ 전략을 계속 이어갈 지다.

1심은 뇌물공여, 특경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 이 부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법정 구속됐다. 사실상 삼성의 완패다.

이후 이 부회장은 변호인단 대표격이던 송우철(55·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를 빼고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인 이인재(63·9기) 변호사와 한위수(60·12기) 변호사를 새로 투입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법조계에서는 삼성이 다시 전부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맡게 된 법무법인 태평양은 모두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 변호사의 사임은 변호 실패 때문이 아닌 정형식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대 동기여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항소심에서 삼성 측은 박영수 특검팀과 ‘묵시적 청탁’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개별청탁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묵시적 청탁은 있었다고 보고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항소심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 역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 = 이데일리DB)
◇ 블랙리스트 재판도 2R…김기춘 ‘항소이유서 지각’ 논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을 작성·관리토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받는 김 전 실장의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은 26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1심 법원은 지난 7월 27일 김 전 실장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전 실장 측은 항소이유서 제출시한을 넘긴 뒤 제출, 재판부가 ‘항소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어 마음을 졸이는 상황이다.

법에 따르면 항소는 1심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항소장을 접수한 1심 재판부는 14일 이내 소송기록과 증거를 항소심 법원으로 이송하게 된다.

항소심 법원이 소송기록 등을 1심 법원에서 받았음을 피고인에게 알리면 피고인 측은 20일 이내로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특검법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기한을 20일이 아닌 7일로 대폭 단축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특검법에 따라 지난달 29일 밤 12시까지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하루를 늦게 냈다. 7일 이내로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특검법을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항소이유서가 시한 내 제출되지 않았다면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재판부의 직권 판단에 따라 심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결국 재판부의 뜻에 따라 재판이 바로 기각될 수도 진행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전 실장 측은 일단 법원으로부터 공판준비명령서를 받았기 때문에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항소기각 결정은 판결 선고기일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재판 내내 긴장을 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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