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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강원 정선군 남면 낙동리 인근 석회암 동굴에서 구석기·신석기시대의 문화층이 있는 동굴유적이 확인됐다.
현지서 매둔이라 불리는 곳에 있는 동굴유적은 해발고도 약 330m에 있는 동굴로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의 아래쪽에 정남향으로 뚫려 있다.
동굴 바로 앞에는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시작해 고한읍에서 합류하는 지장천이 서쪽으로 흘러 동강과 만난다. 동굴 입구는 지장천보다 약 8~9m 높은 곳에 있으며 길이 25m, 최대 너비 15m, 최대 높이 8.5m로 선사 시대 동굴유적으로는 규모가 큰 편이다.
지난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연세대학교박물관의 조사 결과 신석기 시대의 문화층(화덕자리와 그 주변부)과 구석기 시대의 문화층을 발견했다. 신석기 시대 화덕자리는 두텁게 형성된 회백색의 재층을 이루며 이 재층과 주변부에서 유물이 출토되었다. 구석기 시대층은 낙반석과 토양이 반복적으로 퇴적된 지층이며 전체 두께는 2.5m가 넘는다.
구석기 시대의 일부 문화층에서 나온 숯의 방사성탄소 연대는 약 2만 5000~2만 6000년 사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측정되어 후기구석기 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유적 주변의 몇몇 지점에는 하안단구가 형성되었으며 한 곳에서 구석기 시대의 여러면 석기(때려 깨서 둥근 형태로 가공한 석기)가 발굴해 구석기 시대의 야외유적이 존재할 가능성도 매우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선군에서 선사 시대의 동굴유적 발굴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성격의 인공유물과 자연유물이 출토된 만큼강원도 지역의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양상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