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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최근 5년간 PE 투자를 받은 영국 기업 가운데 자국에서 IPO에 나선 곳은 8곳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PE 투자기업의 런던행은 전무한 상황이다. 영국 기반의 합금 부품업체 DPC홀딩스와 자원탐사 기업 메타텍은 올해 증시에 입성했지만 모두 해외 증시를 택했다.
애초 IPO가 PE의 주된 엑시트 수단은 아니지만, 런던 증시는 과거 PE 투자기업의 주요 회수 창구 중 하나로 기능해왔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글로벌 PE 포트폴리오사의 런던 증시 상장은 매년 최소 10건 이상씩 이뤄졌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전쟁 여파가 겹친 2022년 이후로 런던에서 이뤄진 PE 투자기업 상장은 한 자릿수로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 영국 기업들의 자국 증시 선호도는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영국 기업 가운데 자국 증시에 상장한 비중은 2019년 71%에서 지난해 46%까지 하락했다. 심지어 2022년 이후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는 신규 상장보다 상장폐지가 더 많았다. 그런 가운데 상장기업을 PE가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테이크프라이빗(take private) 거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국 PE 거래금액 가운데 테이크프라이빗 비중은 약 20%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13%)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PE의 엑시트 창구도 달라지고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을 증시에 상장시키기보다 다른 PE에 매각하는 세컨더리 바이아웃이나 SI 매각에 의존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국 PE 대형 거래 상위 10건 가운데 6건이 세컨더리 바이아웃이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EDF인베스트와 아스테리온인더스트리얼 등 기존 투자자로부터 에너지애셋그룹을 15억달러에 인수한 거래가 대표적이다.
영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런던 증시로 기업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춰왔다. 실제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정보를 주고받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규 상장기업에는 3년간 인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부가 대형 사모펀드에 직접 손을 내민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최근 CVC캐피털파트너스와 EQT 등 대형 사모펀드운용사들과 만나 포트폴리오 기업의 런던 상장이 줄어든 이유를 논의했다. 상장 규제와 세제 혜택만 손보는 데서 나아가 실제 매물을 쥔 PE의 판단을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운용사들이 다시 IPO를 엑시트 수단으로 택할지는 미지수다. 증시 상황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흔들리는 IPO와 달리 세컨더리 바이아웃이나 전략적투자자(SI) 매각은 인수자와 가격을 직접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 주가 관리 부담도 피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불안할수록 PE 입장에서는 매각 쪽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보고서는 "런던 증시는 새 기업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가운데 기존 상장사까지 PE에 인수돼 비상장사로 전환되는 흐름을 동시에 맞고 있다"며 "영국 정부가 상장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PE 시장에서는 여전히 프라이빗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