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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5% 인도네시아, 사망자 두 배 늘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인구 4위 인도네시아가 델타 변이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6월말 해외 입국자로부터 델타 변이가 퍼지며 일주일 내내 하루 확진자가 2만명을 넘는 등 최고치를 찍고 있다. 지난주 평균 사망자도 하루 400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두 배 늘었다.
낮은 백신 접종률도 추가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인구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감염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껏 경제 타격을 우려해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꺼려 온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예배 장소를 임시 폐쇄하는 등 추가 규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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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달 말에는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평균 33명으로 세 배 늘면서 호주 정부는 오는 9일까지 시드니와 브리스번 등 도시 7군데 봉쇄령을 내렸다. 또한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그간 혈전 부작용 우려로 60세 이상에만 허용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도 모든 연령대로 확대했다.
도쿄올림픽을 3주 앞둔 일본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세가 거세다. 특히 개최지인 도쿄에서 신규 감염자 중 델타 변이는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속도라면 올림픽 직전인 7월 중순에는 신규감염의 절반을 델타 변이가 차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인되면서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애초 수도권 3개 시·도는 1일부터 4인 모임 제한을 풀고 6인까지 허용하고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원어민 강사발 집단감염에서 델타변이가 확인되며 일주일 늦추기로 했다. 특히 백신을 맞지 않은 20대 감염자가 일주일 사이에 20% 늘면서 전체 감염자는 두 달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다.
델타 변이로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보복 여행에 대한 기대도 한 풀 꺾이고 있다. 국제연합(UN)은 올해 세계 관광 부문이 코로나19 여파로 2조400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 추산했다. 이 중 60%는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것으로 UN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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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델타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봉쇄 없이 맞서는 나라들도 있다. 집단면역에 가까운 높은 백신 접종률로 중증 환자가 나오지 않는 만큼 봉쇄까지는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델타 변이가 신규 감염의 97%를 차지하는 영국에서는 오히려 봉쇄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1일(현지시간) 기준 하루 2만7989명으로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지만, 사망자는 22명으로 당시보다 98% 줄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것이 중증이나 사망 급증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감염과 사망 사이 연결고리를 끊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전 세계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접종 완료 비율 57.1%)도 실내 마스크 착용 외 다른 방역 조치, 특히 봉쇄 등 제한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초 하루 10명 수준이던 감염자 수가 200명으로 늘고 이 중 90%가 델타 변이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망자 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계속 0명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