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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포한 안모(26)씨가 피해 남성 모델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액을 물어주게 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0단독 김성대 판사는 피해 모델 A씨가 안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안씨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 판사는 “세간에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라며 “피해 남성이 불법 촬영물 유포로 인해 남성혐오사이트(워마드)에 사진이 게시되는 등 일차 피해를 입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그 피해를 전부 안씨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며 “1억원 중 25%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른바 ‘혜화역 시위’를 촉발한 인물이다. 앞서 안씨는 지난해 5월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을 직접 찍어 남성혐오사이트인 워마드에 게시했다. 당시 안씨가 사진을 유포한 지 열흘 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에 붙잡혀 구속되자 “가해자가 여성이라서 수사가 빨리 이뤄졌다”는 일부 여성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고,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위가 혜화역 등에서 열리기도 했다.
한편 안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지난해 12월 2심 재판부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불법 촬영 범죄는 피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범죄로서 사회적 위험성이 크다”며 “이는 가해자의 성별과 상관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 당시 “안씨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 1000여장이 넘게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씨는 복역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