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대전엑스포공원, 20년 만에 역사속으로

이승현 기자I 2014.09.19 15:00:33

미래부, 엑스포공원 철거계획안 승인..IBS본원·사이언스센터 등 들어서
매년 100억 이상 외부수혈로 생존.."기초연구 거점·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조성"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1994년 오픈해 줄곧 ‘애물단지’ 신세였던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이 20년 만에 공식 철거된다. 40만㎡ 가량 규모의 이 공원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 등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시설이 들어서며 재탄생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제7차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엑스포과학공원 철거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전 유성구 소재 엑스포공원의 철거는 개발사업 시행자이자 부지소유자인 대전마케팅공사(대전시 산하 공공기관)가 주관한다. 마케팅공사는 11월말부터 철거에 들어가 내년 8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전경. 위키피디아 제공.
철거사업 예산은 총 106억원이다. 공원부지 안 건축물 49동과 포장 20만 ㎡, 기타시설 254곳, 수목 4699주 등 지상 구조물을 모두 철거한다. 다만 시뮬레이션관과 국제회의장 등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공간은 존치시킬 예정이다.

철거부지 면적은 모두 39만2115㎡로, 이곳에는 과학벨트사업의 IBS 본원(26만㎡)과 함께 고화질(HD) 드라마타운(7만1772 ㎡), 사이언스센터(6만343㎡) 등이 설립된다. IBS 본원은 노벨상 프로젝트를 위한 국내 최대규모의 기초과학 연구개발(R&D) 단지이며, HD 드라마타운도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앞서 미래부와 대전시는 올 상반기 공원철거 착수를 목표로 했지만 부지 내 일부재산의 소유권 정리문제 등 때문에 실현시키지 못했다. 미래부는 엑스포공원 철거계획안이 최종 확정된만큼 이번에는 철거작업에 반드시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부와 대전시는 이와 관련, 오는 11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공원인 엑스포공원의 철거를 기념하는 대규모 기념행사와 부대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엑스포공원은 지난 1993년 8월부터 11월까지 개최됐던 대전 엑스포(세계박람회)가 종료된 이후 부지와 관련 시설을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듬해인 1994년 8월 문을 열었다.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 가운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과학기술 박람회로 세계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3달간의 행사기간에 외국인 약 300만명과 내국인 약 1100만명이 방문한 초대형 행사였다.

그러나 엑스포공원의 이후 20년 역사는 본 행사에 비하면 처참할 정도이다.

당시 엑스포 대회 수익금으로 총 986억원 가량의 현금성 기본자산이 조성됐지만 지금은 30억원도 남지 않은 상태다. 관람객 감소 → 적자심화 → 시설 노후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에는 엑스포과학공원 법인공사가 중앙정부로부터 청산명령까지 받았으며, 이후 대전시로부터 매년 100억원 이상의 자체예산을 수혈받으며 사실상 식물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대전시는 이번 철거를 시작으로 첫 발을 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에 큰 기대를 두고 있다.

홍순정 미래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반조성과장은 “미래부와 대전시가 적극 협력해 엑스포공원 철거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이 공원이 과학벨트의 핵심 기초연구 거점이자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철거구역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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