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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곰탱이·악어의 눈물' 알고보니…동물에 대한 흔한 오해들

양지윤 기자I 2020.03.27 11:15:00

서울대공원, 집에서 만나는 동물 이야기 '별별 리스트' 연재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곰은 미련한 동물일까? 우리말 중 행동이 둔하고 느린 사람을 얕잡아 ‘미련곰탱이’이라고 칭하는데, 답은 ‘아니오’다. ‘곰탱이’는 겨울잠이 들기 전 곰이 나뭇잎, 나뭇가지 등을 모아 새둥지 형태로 만든 아늑한 보금자리를 말한다.

오히려 곰은 영리한 동물로 두 발로 서거나 손을 쓰는 것도 자유로운 편이다. 러시아 속담에 “곰은 열 사람의 힘과 열한 사람의 지혜를 갖고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뛰어나 연어가 오는 시기와 장소를 기억했다가 사냥을 하기도 한다.

반달가슴곰.(사진=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이 코로나19로 가라앉은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집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야기 ‘별별 리스트’를 푼다.

서울대공원은 홈페이지 내 ‘서울대공원 스토리’ 채널과 뉴스레터를 통해 별별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연재한다고 27일 밝혔다.

별별 리스트는 서울대공원 내 동물과 자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사육사, 조경과, 수의사 등 서울대공원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엮어질 예정이다.

첫 번째 별별리스트는 ‘동물에 대한 흔한 오해들’에 대한 이야기다. 동물원을 방문하는 가족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아이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아이에게 잘못 전달한 정보는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대물림되기 쉽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실들은 진실인지 오해인지, 지금부터 확인해보자.

◇하이에나는 정말 비열한가요?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가수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가사에서는 하이에나를 이같이 묘사한다.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에서는 사자의 자리를 뺏는 비열하고 음흉한 캐릭터로 나온다. 흔히 하이에나는 비열함의 상징적인 동물로 꼽힌다. 정말 그런 동물일까? 서울대공원에는 점박이하이에나가 있는데. 실제로 다른 동물의 먹잇감을 가로채는 비겁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 점박이 하이에나는 야생에서 무리로 협력해서 목표물을 사냥한다. 하지만 사자처럼 더 강한 동물한테 뺏겨 어쩔 수 없이 가로채거나 먹다 남은 먹이를 먹는 거라고 한다. 청소부 동물로 불릴 정도로 씹는 힘이 강해 동물의 뼈까지 씹을 수 있는데, 비열한 모습만으로 오해는 금물이다.

하이에나.(사진=서울대공원)


◇‘악어의 눈물’은 비유일 뿐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은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가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눈물을 흘린다는 서양전설에서 유래됐다. 이 모습을 거짓눈물에 비유하게 됐고, 약자 앞에서 거짓으로 동정의 눈물을 흘리거나 하는 모습에 그 말이 쓰이곤 한다.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감정과 관련없이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라쿤, 눈이 안 보여서 먹이를 씻어 먹는다

라쿤이 두 손으로 먹이나 물건을 물에 씻는 영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라쿤의 뜻은 북미원주민어로 ‘씻는 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라쿤이 무언가를 씻는 모습은 자주 포착되는데, 실제 이유는 조금 다르다. 라쿤은 먹이를 물속에 담근 뒤 먹는 습성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시력이 나빠 먹이를 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져보며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나름의 생존 전략이다. 물에 씻으면서 부드러워진 손의 촉각으로 먹이를 확인하는 라쿤은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특징에서 생겨난 습성이다.

서울대공원의 코끼리들.


◇서울대공원 코끼리는 아빠 엄마 아기?

서울대공원에 있는 코끼리는 모두 암컷이다. 코끼리는 모계 사회로 현재 서울대공원에 있는 코끼리들은 엄마 수겔라, 아기 희망이, 이모 키마, 할머니 사쿠라로 구성돼 있다. 수겔라와 희망이만 가족이고, 나머진 사회적으로 구성된 무리다.

◇두더지는 빛을 봐도 죽지 않는다

두더지는 시력이 퇴화된 동물이다. 기초대사율이 매우 높아 10~12시간만 먹지 못하면 죽기도 한다. 땅속에 오래 머물면서 충분히 영양공급을 해야 하는데, 먹이가 부족하고 대사율이 떨어진 순간에 지상에 나와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빛이나 해를 본다고 해서 죽는 일은 거의 없고 구름이 많거나 흐린 날에는 지상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도 있다. 그렇다면 두더지의 시력은 어느정도일까. 눈은 전혀 보지 못하고 플래쉬를 비쳐도 아무 반응이 없다, 굴과 비슷한 굵기의 관을 연결하면 굴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지내기도 한다, 서울대공원엔 ‘벌거숭이두더지쥐’라고도 불리는 네이키드 몰렛을 야행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두더지는 땅속에서 평생을 보내는 동물로 명암 정도만 구별할 수 있어 포유류중에 유일하게 암에 걸리지 않는 동물이기도 하다.

◇얌전한 기린 알고보면 목으로 벽도 친다

기린은 번식기가 되면 흔히 알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소 자기보다 작은 동물이 공격해올 때는 앞발 뒷발을 이용해 싸운다. 번식기에 기린끼리 싸울 때는 긴 목을 이용해 휘감아치는 ‘넥킹’을 선보이기도 한다. 실제로도 위력이 어마어마해서 기린의 넥킹으로 기린사의 벽이 일부 패인 적도 있을 정도이다. 모습은 순해보여도 저마다 야생동물들의 야생성은 존재하고 있으니 직접 관람시에는 꼭 적절한 거리에서 관찰하도록 하자.

수달.(사진=서울대공원)


◇귀여운 모습의 수달, 사냥도 잘해요

귀여운 외모와 앙증맞은 몸의 수달. 헤엄치는 모습마저 귀여운 수달은 수(水)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다. 멸종위기1급 동물이며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수달은 호기심이 매우 많고 사냥을 아주 잘한다. 주식은 어류이나 소형 설치류나 물새 등의 조류도 먹을 정도로 민첩하고 포식자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성격은 매우 예민하고 사나운 편이다. 수생태계의 포식자이면서 지킴이인 수달, 귀여운 외모에 오해해 만지려고 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대요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속담은 근거가 있는 사실이다. 까치는 대표적인 텃새라서 인가주변 자신의 영역안에 달고 있는 사람과 동물까지도 기억을 할 수 있다. 낯선 사람을 경계해서 울기도 합니다. 자신의 영역안에 들어온 맹금류를 공격하는 모습을 볼 수 도 있다.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에서는 과거 구조한 너구리를 치료한 후 풀어줬는데, 그 곳을 영역으로 살고 있던 까치가 너구리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적도 있다고 서울대공원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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