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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룰 수 없다”...靑, 장·차관 후속인사 전격 단행 배경

김성곤 기자I 2017.06.11 17:26:32

11일 文대통령 5개 부처 장관 및 4개 차관급 인사단행
교육 김상곤·법무 안경환·국방 송영무·환경 김은경·고용 조대엽
국세청장 한승희·환경부차관 안병옥·고용부 차관 이성기·국사편찬위원장 조광

왼쪽부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김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청와대가 11일 장·차관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강경화 외교부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여야 대치가 심각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장·차관 인사를 단행한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내각구성 지연에 따른 국정공백은 이미 위험수위다. 아울러 박근혜정부 장관들과의 어색한 동거 역시 서둘러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문 대통령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발탁했다. 또 법무부 장관에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을, 국방부 장관에는 송영무 전 해군 참모총장을 각각 지명했다. 환경부 장관에는 김은경 전 청와대 지속가능발전비서관을,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을 각각 기용했다. \

현재 정부조직에 따르면 각 부처 장관 후보자는 17명, 차관은 22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를 통해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은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 통일부, 산업통산자원부, 여성가족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6곳이다. 차관이 발표되지 않은 부처는 산업부, 여성부, 해수부,농식품부 등 4곳이다.

◇교육개혁 김상조·검찰개혁 안경환·국방개혁 송영무 삼두마차 체제 완성

이날 장관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발탁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상곤 교육부총리 후보자와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는 각각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과 검찰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 역시 새 정부의 국방개혁 적임자로 발탁됐다. 교육개혁, 검찰개혁, 국방개혁은 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내세웠던 핵심 개혁이슈다.

김상곤 후보자는 과거 경기교육감 재직 시절 이른바 무상급식 논쟁을 주도하면서 교육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대선과정에서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설계를 담당해 일찌감치 교육부총리 물망에 올랐다. 안경환 후보자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의 인권정책 전문가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더불어 검찰개혁 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송영무 후보자는 2012년 대선에 이어 19대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방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면서 새 정부 국방부장관 1순위로 꼽혀왔다. 해군 출신으로 육군 중심의 국방체제를 개혁할 적임자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내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계획 수립에 관여했다.

◇靑, 조대엽 ‘음주운전’·송영무 ‘위장전입’ 선제적 공개 왜?

이색적인 점은 청와대에 일부 후보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흠결을 미리 발표했다는 것이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 사실을 공개한 것. 이는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강조했던 5대 인사 원칙의 위반 여부와 직결되는 사항이다.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질 야권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발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조대엽 후보자의 음주운전은 사고가 뒤따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송영무 후보자의 위장전입은 군인의 특성상 발생한 문제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의 이러한 설명에도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은 그동안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김상조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5대 비리 관련자를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는 인사원칙을 파기한 것이라고 맹공을 펼쳐왔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내각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왼쪽부터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안병옥 환경부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4대 권력기관인 국세청장에 한승희 지명…환경차관 안병옥·고용부차관 이성기 임명

문 대통령은 이날 국세청장에 한승희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명하고 △환경부 차관에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고용노동부 차관에 이성기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특임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는 조광 고려대 사학과 명예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문 대통령이 차관인사를 단행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새 정부 들어 벌써 5번째다. 이날 차관인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17개 부처의 차관 인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한 부처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부처의 경우 차관을 중심으로 국정공백을 우선적으로 메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차관인사의 하이라이트는 국세청장 인사였다. 국세청장은 차관급이지만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막강 포스트로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조세행정 분야의 국제적 안목까지 겸비한 대표적인 ‘조사통’이다. 특히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 조사라인의 핵심 요직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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