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21일 국방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로터마스트 절단에 따른 메인로터(주회전날개) 탈락으로 헬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로터마스트 절단은 소재 제작 시 발생된 균열 때문이었다. 로터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이다. 로터마스트 제작사는 에어버스 헬리콥터(AH)의 유럽 하청업체다. 이 업체가 로터마스트 제조과정에서 열처리 공정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균열이 발생하면서 사고 헬기 시험비행 당시 이륙 4~5초 만에 주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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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는 사고 직후인 지난 7월 17일 육·해·공군 항공사고 전문가로 조사위원회를 편성해 사고 조사를 시작했다. 8월 2일 유가족 추천을 받아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달 17일까지 5개월간 조사를 실시했다. 민(民)위원은 항공안전관리·금속공학·헬기유동·외국 항공사고 전문가로, 관(官)위원은 국토교통부·서울지방경찰청·산림청·소방청, 군(軍)위원은 비행·정비·수사·일반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6단계로 진행됐다. 지난 9월 중간조사 발표 이후에 사고조사는 로터마스트 제작 공정상의 오류와 제작사의 마스트 균열 미식별 원인, 진동이 로터마스트 파단에 미친 영향성, 유가족 요구 사항 등에 대해 외국 항공사고 전문가도 함께 참가해 조사 및 검증을 실시했다.
사고 헬기 비행기록데이터 분석결과 시험비행 절차는 준수했으며 메인로터 탈락 이전까지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항공기 계통별 조사에서도 잔해분석, 엔진내시경 검사, 분해검사, 비행기록장치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조종, 엔진, 동력전달 계통은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특히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었던 로터마스트 파단은 소재 제작 시 발생된 균열 때문이었다. 소재 제작사인 오베르듀발(Aubert & Duval)이 열처리 공정 관리에 오류(공냉식을 수냉식으로 수행)가 있었다. 해당 업체는 공정 오류 인지 후 추가 열처리를 하는 자체 보완조치를 하고 AH사에 납품했다. 로터마스트 완제품 제작사인 AH사는 로터마스트 내·외부를 자분탐상검사해 균열을 탐지하는 공정이 있었지만, 사고기와 동일 로트(Lot) 로터마스트 4개중 3개는 균열을 탐지하지 못했다. 1개에서는 균열을 탐지했지만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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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의 후속조치로 AH사는 모든 비행 안전 품목의 결함에 대해 A&D사로부터 보고를 받고 감독관을 A&D사에 파견해 공정을 엄격히 관리하는 등 품질보증활동과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AH는 자체 자분탐상검사 신뢰도를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비행 안전 품목에 대해 프랑스 정부의 품질 보증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고조사 결과를 항공 관련 요원들에게 교육하고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검토할 것”이라며 “비행 재개는 해병대에서 위원회를 거쳐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마린온 추락사고로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이 순직했다. 또 김용순 상사는 현재 입원 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