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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이달 17~18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 정상회의를 연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 등으로 유럽의 산업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EU도 보조금 확충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인 벨기에 의뢰로 산업 경쟁력 강화 보고서 작성을 맡은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는 보고서 초안에서 기업에 대해 유럽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각 회원국에 범유럽 차원 투자를 위해 기여금 출연을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레타 전 총리는 “전략적 영역에서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산업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며 ”유럽은 제조업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른 국가에 양도할 수도 없고 양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은 까다로운 규제와 정책 지원 부족 등으로 미래 산업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RA 등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산업법을 제정하긴 했으나 독일 등 재정 여력이 충분한 선진국만 그 혜택을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번에 유럽 차원의 보조금 기금 조성 제안이 나온 배경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보조금 문제와 함께 EU 역내 시장 통합 강화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레타 전 총리는 금융과 에너지·통신 시장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정에너지 활성화, ‘유럽 경쟁력 계획’ 수립을 통한 기업 지원 등도 이번 정상회의 의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