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보건의료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노사 최고 상급단체 대표간 회동은 잦아진 것에 비해 현장에서의 노사대립은 크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이수영 경총 회장,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유재섭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 (ILO) 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의 선상에서 만나 대화와 상생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노사정 대표들은 이날 대화에서 귀국 후 대표자 회의를 통해 노사정회의 개편방안 및 노사관계의 선진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른 시일 내에 노사정위원회가 정상화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날 현장에서는 보건의료노조가 사측과의 협상결렬로 파업에 돌입, 강한 대조를 보였다.
◇노사 상급단체 대표모임 잦아.. 대화필요성 공감대 형성
이수영 경총 회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올해 각각 새롭게 취임한 이후 경영계와 노동계 대표의 회동이 잦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지난 3월에는 이수영 경총 회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민주노총 본부를 찾아가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화를 갖았으며, 이어 4월에는 답방형식으로 이수호 위원장이 경총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어 청와대의 제안으로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김금수 노사정 위원장, 이수영 경총 회장,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등 6인은 지난 4일 노사정 대표자 첫 회의를 열고 ´노사정위원회 개편방안´을 최우선으로 논의키로 합의했다.
오는 25일에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신라호텔에서 경총의 월례행사인 경영조찬 세미나에 참석, ´민주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이란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총에서 강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총이 이 위원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현장은 주요 현안협상 난항.. 파업 등 갈등심화
이에 비해 각 개별사업장에서는 노사현안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각 사업장별로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주5일제근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비정규직 처우개선 ▲사회공헌기금 ▲노조의 경영참가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노사 최고 상급단체에서의 의제설정은 물론 실무급에서 협의계획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병원의료노조의 지난 10일 파업을 시작으로 금속노조, 택시연맹 등 산별연맹들의 총력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의 경우 16일과 23일 하루 4시간의 경고파업 뒤 교섭상황에 따라 29일 전면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택시연맹도 찬반투표를 거쳐 16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정한 상태다.
이밖에 공공연맹은 오는 28일 총력투쟁에 나서며, 도시철도공사가 소속된 궤도노조도 협상진전 여부에 따라 다음달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사관계 상생분위기 조성 주력 중요.. 시간필요
이처럼 현장에서는 하투가 본격화되며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노사 상급단체의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노사 지도자 만남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6월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노사대표 간담회 등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투쟁을 통해 쟁취할 것은 쟁취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청와대에서 제안해 오는 8월까지 한시기구로 꾸려진 노사대표자 회의에서도 현재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은 논의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정하고 노사정위원회 개편방안을 집중 논의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김정우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노사대표의 회동이 현장과 괴리됐다는 문제제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간 노사관계가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당장 현안을 다뤘을 경우 전체적인 큰 틀에서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시간을 갖고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재로선 기업별·산업별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상급단체의 일괄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노총이나 사용자단체가 하급조직에게 지도력을 관철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고 거시경제 사안으로 협상의 틀을 넓혀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