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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반발 속 여당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정부 입장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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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9.28 09: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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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경제부총리, 취임 후 첫 재경위 출석
“충격 크지 않아”…내년부터 과세 공식화
민병덕·박민규 “과세 준비 안 돼 유예해야”
국힘 “과세 폐지해야”, 한동훈 “과세 막겠다”
타이거리서치 “이대로면 해외로 자금 유출”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가상자산 과세시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이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내년에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유예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이는 이 부총리가 지난 22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재경위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과 만나는 것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날 이 부총리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필요성을 제기하자, “2024년 국회 논의 후 2027년 시행하는 것으로 시간을 미뤄놓은 상황”이라며 내년 1월 과세 방침을 공식화 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는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이 대상이다.

이 부총리는 “(이익이 250만원일 경우) 기본공제가 250만원이기 때문에 대부분 (투자자들이) 면세점에 있거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이라며 “지금 (가상자산 과세를) 출발하는 게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당에서도 유예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가 법은 느리고 과세만 빠르다’라는 지적을 벗어나기 위해선 과세 시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에 할 것을 제안한다”며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며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도 지난 23일 페북에 ‘디지털자산 과세, 지금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년 1월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유예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전에 우리부터 과세를 시행한다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디지털자산 거래의 해외 이탈을 부추기고 국내 디지털자산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5대 원화거래소와 간담회를 열고 과세 시행은 시기상조라며 ‘과세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취득가액 산정, 새로운 거래 유형의 과세 기준 설정, 과세 시스템 준비 등을 이유로 현행 과세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국세청이 마련 중인 가상자산 과세 관련 세부 기준을 확인한 뒤 당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지난 15일 페북에 “과세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과세를) 막겠다”고 예고했다.

(자료=재정경제부, 국세청)
(자료=재정경제부, 국세청)
투자자들도 충분한 과세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와 협력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의 과세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9%가 현행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데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부 항목에서는 세율(22%)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73.5%, 연 250만원 기본공제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65.2%였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2.1%, 손실 이월공제가 없는 점에 대한 부정 응답은 65.9%로 집계됐다. 거래내역과 취득가액 확인 부담에 대해서도 70.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의 과세 행정·전산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66.4%에 달했다.

응답자의 69.7%는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경우 가상자산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71.8%는 주식·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으로 자금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빗썸·코인원의 연간 거래대금은 올해 약 860조원에서 내년에 약 602조원으로 약 258조원(3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도 약 1조330억원에서 7282억원으로 약 3048억원(29.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타이거리서치는 취득가액 산정과 정보 보고,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거래 확인 체계를 충분히 정비하지 않으면 과세 형평성과 세원 포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광호 연구원은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동시에 일부 거래가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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