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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석학 데이비드 바비 하버드대 교수 “ENPP1 저해제 보유한 티씨노바이오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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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두 기자I 2026.09.16 06: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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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바비 하버드의대 교수·다나파버 암연구소 박사 인터뷰
1세대 STING 작용제, 전신독성과 T세포 사멸로 임상서 한계
ENPP1 억제로 암세포의 STING 신호 복원하는 전략 부상
“티씨노 임상 진입이 SAB 합류 배경…장기 반응 인상적”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ENPP1 저해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과학자문위원회(SAB)에 합류한 이유다. 초기 데이터지만 화학요법과 병용했을 때 고무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중 데이비드 바비(David A. Barbie)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중 데이비드 바비(David A. Barbie)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데이비드 바비(David A. Barbie)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 겸 다나파버 암연구소 흉부종양센터 소장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6)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폐암과 선천면역 분야 권위자인 바비 박사는 올해 4월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SAB에 합류했다.

한때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다가 잇단 임상 실패로 관심에서 멀어진 STING(인터페론 유전자 자극) 항암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STING을 외부 약물로 강제로 활성화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암세포가 STING 신호를 없애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선천면역 관문억제’ 전략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전략의 핵심 표적이 ENPP1이다.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는 경구용 ENPP1 저해제 ‘TXN10128’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WCLC에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TXN10128과 이리노테칸 병용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전임상에선 성공, 임상에선 실패한 이유



STING은 세포 안에서 비정상적인 DNA를 발견하면 인터페론 생성을 유도하는 선천면역 경로다. 인터페론은 T세포와 자연살해(NK)세포를 종양 안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면역관문억제제가 T세포에 걸린 브레이크를 푸는 치료제라면 STING 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종양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치료제다.

바비 교수는 “궁극적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것은 T세포지만 먼저 T세포가 종양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많은 암은 인터페론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해도 T세포가 종양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ING 작용제는 동물실험에서 강력한 항암효과를 보였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초기 후보물질 대부분이 종양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 첫 번째 한계였다. 전이암은 여러 장기에 퍼져 있기 때문에 한 곳의 종양에만 약물을 주입해서는 몸 전체에 충분한 면역반응을 만들기 어렵다.

전신 투여형 STING 작용제는 독성이 문제가 됐다. 종양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려면 충분한 양을 투여해야 하지만, 용량을 높이면 전신독성도 커질 수 있다. STING 작용제가 종양으로 불러들이려는 T세포를 오히려 죽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동물모델 한계도 있었다. 마우스에 종양을 이식하면 면역체계가 이를 외부 물질로 인식한다. STING 작용제는 이미 시작된 면역반응을 키우기 때문에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사람의 암은 오랫동안 면역체계를 피해 성장한 만큼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

바비 교수는 “차세대 STING 치료제는 전신의 여러 종양에서 작동하면서도 T세포 사멸과 전신독성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STING 항암제 개발은 아직 뚜렷한 성공 사례를 내놓지 못했다. 노바티스 ‘ADU-S100’과 MSD ‘MK-1454’ 등 종양에 직접 투여하는 1세대 STING 작용제는 초기 임상에서 제한적인 효과를 보인 뒤 개발이 중단되거나 후속 임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전신 투여형과 ADC·나노입자를 이용한 전달 기술로 개발이 확대됐지만 아직 허가받은 치료제는 없다. 반면 STING을 외부에서 직접 자극하지 않고 암세포가 만든 면역신호의 분해를 막는 ENPP1 저해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임상에 진입한 ENPP1 저해제는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의 ‘TXN10128’과 미국 리보사이언스의 ‘RBS2418’ 등 소수에 불과해, TXN10128의 임상 결과가 글로벌 경쟁구도를 가를 주요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STING 직접 켜는 대신 암세포 방해 차단



STING 항암제의 개발 방향을 바꾼 표적이 ENPP1과 TREX1이다. STING 작용제를 외부에서 투여하는 대신 암세포가 선천면역 반응을 억누르는 장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암세포 안에서 DNA 손상이 발생하면 cGAS라는 단백질이 이를 감지해 cGAMP를 만든다. cGAMP는 STING을 활성화하고 인터페론 생성을 유도한다. 하지만 ENPP1은 cGAMP를 분해해 STING 신호가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는다.

ENPP1 저해제를 투여하면 암세포가 스스로 만든 STING 활성 신호를 보존할 수 있다. STING 작용제를 외부에서 대량으로 투여하는 방식보다 T세포 독성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

바비 교수는 “외부 약물을 종양에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종양 안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STING 신호가 유지되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이 ENPP1과 TREX1 저해제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ENPP1 저해제는 화학항암제나 ADC(항체약물접합체)와의 병용 가능성도 크다. 화학항암제와 ADC의 페이로드가 암세포 DNA를 손상시키면 cGAMP 생성이 늘어난다. 이때 ENPP1을 억제하면 DNA 손상을 STING 활성화와 면역반응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DC의 짧은 반응기간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암세포가 ADC 표적을 줄이거나 페이로드에 내성을 가지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내성이 생기기 전에 ENPP1 저해제를 병용해 T세포와 NK세포를 종양으로 불러들이면 ADC 효과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티씨노 임상 1상, 장기 반응과 인터페론 활성 함께 나타나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WCLC에서 발표한 임상은 재발·불응성 진행성 고형암 환자 19명을 대상으로 TXN10128과 이리노테칸을 병용한 결과다. TXN10128은 하루 한 번 경구 투여했고, 이리노테칸은 2주 간격으로 투여했다.

이 가운데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와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9명 중 4명이 부분반응(PR)을 보였다. 객관적반응률(ORR)은 44.4%, 질병통제율(DCR)은 100%, 중앙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6.7개월이었다. 9명 중 7명에서는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바비 박사는 해당 포스터를 직접 확인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화학요법의 효과는 수개월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환자에게서 상당히 긴 반응이 관찰됐다”며 “인터페론 활성화 지표와 장기간의 반응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은 선천면역 활성화가 종양 제거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구투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바비 박사는 “충분한 전신 노출을 확보할 수 있다면 경구투여는 환자에게 유리하다”며 “ADC와 같은 정맥주사 치료제와 경구용 ENPP1 저해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결과만으로 TXN10128의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효능 평가 대상이 9명에 불과하고 비교군도 없는 초기 임상이기 때문이다. 이리노테칸의 효과와 TXN10128을 추가해 얻은 효과를 구분하려면 더 큰 규모의 임상이 필요하다.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ENRISE’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임상 2상에서는 EGFR-TKI 치료 후 재발하거나 내성이 생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TXN10128과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을 추가 평가한다. 토포아이소머레이스1(Topo1) 저해제 기반 ADC와의 병용 가능성도 살펴볼 계획이다.

바비 박사는 “선천면역 치료는 T세포를 종양으로 불러들여 치료반응을 강화하고 유지기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환자를 완치하려면 결국 T세포가 종양의 신생항원(neoantigen)을 찾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NPP1 저해제를 ADC와 면역관문억제제, 신생항원 백신 등과 어떻게 조합할지가 향후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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