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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전세사기특별법과 택시월급제 유예를 내용으로 하는 택시운송사업 발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들 법안은 오는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 예정이다.
개정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매를 통해 전세 피해 주택을 낙찰받아 피해자에게 감정가 차익을 돌려주고 공공임대로 장기 제공하는 방식의 정부안을 골자로 한다. 공급 대상은 해당 주택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우선으로 하며 경매 차익을 임차료로 지급해 최장 10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매 차익이 남지 않거나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전세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해 민간 임대에 거주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담겼다. 전세임대주택 제도는 전세금 지원 한도액 범위 내에서 LH가 해당 주택 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인 보증금 한도는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됐다. 여기에 피해지원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2억원의 금액을 추가로 인정할 수 있어 최종 7억원 구간의 세입자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또 6개월마다 전세사기 유형 및 피해 규모에 대한 실태조사를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고 제도를 정비하도록 명시했다.
◇‘국회, 민생 외면’ 비판 속 민생협치 첫 성과물
앞서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선 보상 후 회수’ 방식의 특별법을 단독 처리했으나 대통령의 재의요구 후 법안은 폐기됐다. 양측은 22대 국회 들어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으나 ‘국회가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 속에 여야 사이에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협상에 속도가 붙어 이번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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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 국토위 위원장은 “특별법 제정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여야 합의로 개정안을 처리하게 됐다”며 “신속히 개정하지 못한 점은 위원장으로서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맹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진전된 지원 방안을 담은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법집행 과정서 ‘내가 피해자였다면’ 하는 마음으로 임해달라”
여당 국토위 간사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도 “(22대 국회가) 야당의 단독 처리와 대통령의 재의요구 악순환으로 어려움에 있었다”며 “이번 합의 처리를 계기로 앞으로 여야가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로 가는 첫걸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야당 간사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도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국회가 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며 “여야가 자기 생각보다는 합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며 통 큰 합의처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국토위 의원들은 정부가 법 집행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정부 관계자 한 분 한 분이 전세 사기 피해자였다면이라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임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토위는 아울러 20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택시완전월급제의 전국 시행을 2년 간 유예하는 내용의 택시운송발전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택시월급제는 법인택시 기사에 대해 ‘주 40시간 이상’의 소정근로시간을 강제해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택시월급제는 2021년 1월 서울에서 우선 시행됐고 20일 전국 확대 시행된 바 있다.
법인택시 회사 측과 양대 노동조합은 모두 월급제 시행으로 법인택시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며 법안 폐기를 강력 요구해 왔다. 여당은 택시노사의 입장을 받아들여 법안 폐지를 강력 요구했으나, 야당은 “근본적으로 정부 차원의 택시 경쟁력 강화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폐지보다는 유예를 주장했다.
결국 교통소위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주장이 관철돼 2년 유예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면 곧바로 월급제 전국 확대 시행은 2026년 8월 19일까지 유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