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은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숙소)에서 소사체로 발견된 법구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감식결과 자승스님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이어 “사인은 화재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화재로 전소된 요사채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감식을 통해 발화지점을 좌측 방으로 추정했다. 다만 발화원인은 현 단계에서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까지 자승스님 입적과 관련해 현장에서 범죄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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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의 차 내부에서는 2장의 유서형식 메모가 발견됐다. 해당 메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했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고 적었다. 또 칠장사 주지 지강스님에게는 “여기서 인연을 달리해 미안하다. 요사채는 다른 스님들이 잘 복원해 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남겼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지난 10여 년간 조계종의 실세로 군림했다. 1980년대부터 총무원 주요 보직과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을 맡으면서 대표적 사판승(행정 담당 스님)으로 성장했다.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고,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 이같은 왕성한 활동 때문에 퇴직 후에도 실세로 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