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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은 “기름 값을 아끼려고 이 작은 냉골 방에서 장작불을 태운 것 같다. 금슬도 좋고 무슨 일이든 만능이었던 부부였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은 10여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고창군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금씩 한국말을 배워가며 논밭일, 이앙기 작업, 포클레인 작업 등을 했다. 1인당 12~13만원, 악착같이 일한 이들은 태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돈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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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는 두 사람과의 일화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폭우로 논일 작업이 2시간 일찍 끝나자 B씨가 먼저 “10만원만 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이들 부부의 일당은 12만원이었다.
또 다른 주민 김용국(75)씨는 “부부가 방 안이 추워서인지 집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서 자고 씻을 때만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논밭 일은 물론 이앙기와 경운기도 능숙하게 다뤘고 주민을 보면 꼭 ‘사장님’이라고 불렀다”고 회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연 30만원에 세를 주고 산 것으로 파악됐다. 기름보일러에 남은 기름이 없고 가스를 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난방을 아예 안 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위를 피하려고 방안에 장작불을 피웠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