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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에서 반(反) 아시아 혐오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총격 용의자를 마치 감싸는 듯한 발언을 내뱉었던 경찰에 대한 해임 청원운동이 시작됐다. 할리우드 한국계 스타들과 정치인들도 “증오범죄를 끝내야 한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작년 미국을 뒤흔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lives matter) 시위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빗대고 있다. 아시아 혐오범죄에 대한 불만이 동시다발적으로 표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연일 아시아계·여성에 대한 증오·폭력 근절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선 배경이다.
반아시아 정서를 선동했다는 평가를 받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번 사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한국계 스타·정치인까지 ‘목소리’
2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아시아계 혐오 규탄집회는 뉴욕·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미 전역에서 주말 내내 이어졌다. 수도 워싱턴DC에서도 백악관 인근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반대 거리행진은 2km 떨어진 차이나타운으로까지 이어졌다.
골든글러브 TV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샌드라 오는 전날(20일)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에서 열린 ‘아시안 증오 멈춰라’(Stop Asian Hate) 집회에서 직접 확성기를 쥐고 “나는 아시아인이란 게 자랑스럽다”며 아시아계의 단결·연대를 촉구해 박수를 받았다. 앞서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김은 18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3년 전 자신의 여동생이 증오범죄로 희생됐던 슬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트위터에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바이든의 발언과 아시아계 피해자를 돕은 사이트 주소를 공유했다. 영화 페어웰로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한국·중국계 배우 아콰피나는 인스타그램에 “기억하자”며 애틀랜타 총격 희상자를 추모했고, 한국계 배우 존 조·코미디언 켄 정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외국인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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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다르다…바이든 ‘광폭행보’
그럼에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통신기록·게시글 등에서 증오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피의자에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최대 청원 사이트인 체인치(change)에 따르면 ‘그(피의자)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며 다소 온정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전 대변인을 해임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인 테이트 리는 “베이커의 인종차별주의적 편견은 공동체의 아시아계 구성원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리에 따르면 베이커는 입양된 형제가 있으며, 그는 현재 조지아주 고등법원의 판사로 재직 중이다. 리는 “이 형제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사 사흘 만인 19일 애틀랜타를 직접 찾아 아시아계 지도자들과 면담한 뒤 에모리대 연설에서 이 사건을 강력 비난한 데 이어 이날엔 성명을 통해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조지아에서의 비극적인 살인을 포함해 여성에 대한 끔찍하고 잔인한 공격에 대한 너무나 많은 사례를 보아왔다”고 참사를 재차 거론했다. 아시아계 지도자 면담 자리에 동석했던 샘 박(민주당·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겪는 고통에 공감한다며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관공서.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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