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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을 어이할꼬” 5.18포럼 후폭풍에 국힘 ‘진퇴양난’ [이슈 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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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I 2026.08.15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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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주최 ‘5.18 재조명’ 포럼에 민주당 융단폭격
-국민의힘, 돌발악재에 당혹 “행사 취소 요청했었다”
-이진숙 파동 장기화시 국힘 외연확장·차기 총선 악재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의 유명 어록이다. 민주주의는 그냥 빈손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한국현대사가 증명한다.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87년 6월 항쟁 등등. 특히 80년 오월 광주의 희생은 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주춧돌이다. 보편과 상식에 기반해 국민적 합의가 완료된 팩트다. 매년 5월 18일이면 여야가 한마음으로 기리는 이유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도 여야는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논란의 행사를 열었다.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뉴라이트 역사학자로 유명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로 재직 중인 새역사국민운동도 함께 했다. ‘재조명’이라는 표현과 달리 포럼 내용은 국민적 상식을 180도 뒤집는 것이었다. 요약하면 5.18은 전두환 신군부의 국가폭력이나 집단학살이 아니라 폭동에 가까운 소요사태라는 것이다. 사실상 5.18이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한 폭동이라는 극우논객 지만원 씨의 과거 주장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민주당은 “역사쿠데타”라고 맹비난하면서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도 고강도 규탄 성명을 냈다. 난감한 것은 이진숙 의원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이었다.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포럼 취소를 요청하고 상당수 의원들이 행사 만류를 설득했지만 이진숙 의원은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부동산 민심 악화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추락한 가운데 대정부투쟁 수위를 높여가던 국민의힘으로서는 메가톤급 악재가 터진 것이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국회 차원의 의원직 제명에 협조하거나 당 차원의 윤리위 징계조차 쉽지 않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전체가 이진숙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장동혁 대표조차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할 뿐 적어도 5.18 만큼은 부정하지는 않는다.

돌이켜 보면 5.18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보수진영의 공도 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두환정권 시절 가택연금 상황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에 나섰다. “비극적인 광주사태로 목숨을 잃은 영혼과 민주시민들이 살상당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한 자책과 참회를 표시한다”며 정확하게 5월 18일에 단식을 시작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5.18을 잊지 않았다. 역사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특별법 제정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세력에 대한 사법적 단죄 △국립 5.18 민주묘지 조성과 성역화 △국가기념일 격상을 통한 정부 주관 추념식 개최 등을 결단했다. 97년 임기 말에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의 요청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특별사면’ 단행하면서 5.18 문제의 역사적 매듭도 마무리지었다.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진숙 의원이 주도한 5.18 재조명 포럼의 후폭풍은 단기간에 마무리될 수 없는 사안이다. 5.18 기념재단을 비롯한 오월 관련 단체들이 이진숙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과 법적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는 지난 2019년 2월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 참석해 망언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의원들과 관련, △이종명 전 의원 제명 △김순례 전 의원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 전 의원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민주당은 이에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우선 국회 차원에서는 ‘의원직 제명’이 가장 강력한 처벌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본회의 과반 의결이 아니라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특별의결 정족수에 해당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같은 조건이다. 의원직 제명이 어렵다면 △본회의·상임위 30일 이내 출석 정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등이 있다. 국회 차원이 아니라면 국민의당 윤리위 차원의 징계가 있을 수 있다. △제명(과거 이준석·한동훈 사례)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1개월 이상 3년 이하) △경고 등이 있다.

문제는 이른바 ‘이진숙 파동’ 장기화다. 안 그래도 쉽지 않은 국민의힘 외연 확장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무리 추락한다 한들 국민의힘은 전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구조적 열세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악의 경우 과반 승리를 다짐하는 23대 총선에서도 메가톤급 대형악재로 작용할 게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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