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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성장 중심 재정 기조는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됐다. 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2026년 본예산보다 12.8% 늘었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성장동력에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는 세수 증가 등을 바탕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1%, 국가채무 비율은 48.3%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교수는 재정 지출 확대가 통화정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지출이 늘면 단기적으로 수요와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긴축을 강화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고 민간 경제활동은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재정을 지금처럼 크게 가져가면 금리를 생각보다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출을 늘리는 동안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를 두고 “민간을 위축시키면서 정부가 더 많이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정된 자금과 자원을 정부가 더 많이 사용하면 민간이 활용할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2027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도 사용 목적과 운용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 등에 투자하고, 일부는 국채 신규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쓸 계획이다.
조 교수는 미래대응기금이 “어떤 미래에 어떻게 대응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여력이 생겼을 때 국채를 상환해 향후 위기에 대응할 차입 여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등 미래 부담에 대비해 재원을 적립하는 방안도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국가채무가 당장 위기를 불러올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정에 여유가 있을 때 미리 빚을 줄여놓으면 향후 경기 악화나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빚을 미리 갚아놓는다는 것은 나중에 필요할 때 빚을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1/PS2611060019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