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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지 낀 철새 '쇠개개비'..15일간 772km날아 흑산도에

유재희 기자I 2013.10.29 12:00:00

일본→흑산도..15일간 772km 이동
국내 2005년이후 4.3만마리에 가락지 부착
"철새 이동경로 파악 및 보호 위해 조사 확대돼야"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철새 연구진에 의해 ‘쇠개개비’의 이동 경로가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쇠개개비는 지난달 말 일본에서 날려보낸 개체로 보름간 770여km를 날아 흑산도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는 일본에서 가락지를 부착해 날려보낸 쇠개개비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서 재포획해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쇠개개비는 중국 북동부, 사할린, 일본 등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 태국, 미얀마 등에서 월동하는 13cm 정도의 소형조류다. 주로 덤불이나 갈대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관찰이 어렵다.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쇠개개비는 지난달 29일 일본 톳토리현 도하쿠군에서 가락지를 부착해 날려보낸 개체로, 지난 13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몸무게가 10g이 채 안 됐으나 이동거리는 772Km에 달했다.

가락지부착조사는 새를 포획해 일련번호가 새겨진 금속가락지를 부착해서 날려 보낸 후 재포획 해 이동 경로를 조사하는 오래된 조류연구 방법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지만, 가락지를 부착한 새를 다시 발견할 확률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일본의 경우 1961년부터 1995년까지 35년간 총 239만 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했지만, 이번처럼 국외에서 재발견된 것은 2250마리(0.0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홍도·흑산도에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가 만들어진 이후 가락지 조사 연구가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4만3000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했다. 센터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새가 국외에서 발견된 사례는 2008년 대만에서 발견된 바다직박구리와 2010년 일본에서 발견된 검은지빠귀 등 2건에 불과해 확률로 따지면 0.0046%에 불과하다. 외국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를 흑산도 센터에서 발견한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13차례다.

권영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은 “가락지부착조사는 철새 이동 경로를 정확히 파악해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좀 더 활발한 가락지 조사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15일동안 772Km를 이동한 쇠개개비. 다리에 금속 가락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쇠개개비의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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