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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후 소비심리 급강하…신용카드 사용액도 감소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 등은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이 종전 예상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이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가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둔화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회복세를 보였던 소비가 4분기에 다시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용액은 12월 말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됐고, 고가 비중이 높은 수입자동차 판매도 작년 12월에 더욱 위축됐다. 건설투자도 12월 중 아파트 분양실적(2만 1000호)이 당초 계획(2만 5000호)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 더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0.5%)을 하회하는 0.2% 이하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연말 경제 주체들이 받은 심리적인 충격과 부진한 경기 상황이 올해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이번 분석은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 2분기에는 점차 해소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추가로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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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소통과 관련해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한은이 정기 전망 발표에 앞서 ‘중간 점검’ 결과를 공유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정치 불안이 이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비교했을 때도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내외에 메시지를 전달코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경제 관련 정책과 결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할 중요성을 환기하고, 해외에서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는 데 대해 현 우리 경제의 상황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설명할 필요성도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지호 국장은 “2월 경제전망 수치가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지,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재정 정책도 향후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한은측은 올해 예산이 당초 예상보다 감액된 점이 성장률을 0.06%포인트 낮출 것으로 분석했지만, ‘2025년 경제정책방향’과 ‘2025년 신속집행추진계획’을 통해 발표된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 등 경기부양책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
대외 여건 중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출범하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한은은 대중 관세의 공세적 추진 등으로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이 크게 강화된다고 가정했다. 미 신정부 출범 경제정책들이 실제 어떻게 시행되는지에 따른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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