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투스크 "지옥에 자리 있을 것"…브렉시트 강경파 맹비난

방성훈 기자I 2019.02.07 10:15:30

英정치권 강력 반발…"투스크는 사악한 미치광이"
"브렉시트 후엔 EU 불량배들로부터 해방"
투스크·융커, 브렉시트 재협상 불가 원칙 재확인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옥에 특별한 장소(special place in Hell)가 있을 것이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6일(현지시간) 아무런 계획 없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강행하려는 영국 내 강경론자들을 향해 이같이 비판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를 무사히 완수할 계획의 밑그림조차 없이 브렉시트를 독려한 이들을 위한 지옥의 특별한 장소가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후 트위터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영국 정치권은 크게 반발했다. 2016년 국민투표 당시 브렉시트를 강력 지지했던 전 영국 독립당(UKIP) 당수 나이젤 패러지는 “브렉시트 이후 우리는 당신(투스크)같은 (EU의) 오만한 불량배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나에겐 천국이라는 말로 들린다”고 비꼬았다.

보수당 출신 앤드리아 레드섬 영국 하원 원내총무는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며 예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의 새미 윌슨 브렉시트 대변인도 “투스크와 오만한 EU의 협상가들이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두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굿모닝브리튼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이런 EU의 광대들이 입을 열어 모욕적인 발언을 할 때마다 나는 브렉시트 강경론자가 된다”고 비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측근 일부도 투스크 의장을 “사악한 미치광이”라고 묘사했다.

한편 투스크 의장과 바드카르 총리는 이날 메이 총리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의 EU 탈퇴 시한인 오는 3월29일까지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논의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다음 날인 7일 메이 총리와도 관련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내일 메이 총리로부터 영국 의회에서 봉착한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현실적인 대안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 기한 연기가 아닌, 백스톱(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 간 통행 및 통관 자유를 보장한 안전장치)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백스톱 가동시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투스크 의장은 이날 브렉시트 재협상 불가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메이 총리와 만나 재협상 불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양자 문제가 아니라 유럽의 문제”라며 “우리가 백스톱 재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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