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임신부까지 '비만주사'…허가기준 무시한 처방 260건

안치영 기자I 2025.10.13 09:09:38

[2025 국감]
비만주사제 처방 급증…비만 무관한 병원서도 처방
부작용 환자 961명 보고…"정부가 안전기준 마련해야"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비만치료 주사제가 어린이·임신부 등 허가 기준을 벗어난 이에게도 처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 주사제가 무분별하게 오남용 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받아 13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국내서 시판된 지난해 10 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69건이, 임신부에게 194건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어린이 △임신부 △수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 등에는 투여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의사는 식약처가 정한 의약품 허가의 범위 내에서 처방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목 의료기관에서도 위고비를 처방하고 있는 등 비만치료 주사제에 대한 안전한 처방과 투약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또 다른 비만치료 주사제인 삭센다 역시 2021년 한해 어린이에게 67건 처방됐으며 임신부에게는 179건이 처방됐다.

한 약국에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또한 비만과 무관한 의료기관들에서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 주사제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위고비 공급내역 자료를 보면 △산부인과 2247건 △이비인후과 3290건 △소아청소년과 2804건 △비뇨기과 1010건 △비뇨의학과1010건 △안과 864건 △치과 586건 △진단방사선과·영상의학과 104건이 처방됐다. 김남희 의원은 “위고비 등의 주사제가 의사라면 처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목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졌는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의료기관에서의 무분별한 처방이 위고비 등의 비만치료 주사제의 남용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투약 후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시판된 위고비를 투약한 뒤 급성췌장염을 겪은 환자는 151명 △담석증 560명 △담낭염 143명 △급성신부전 63명 △저혈당 44명 등 961명이었다. 이 가운데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급성췌장염 19명 △담석증 76명 △담낭염 39명 △급성신부전 18명, 저혈당 7명 등 159명에 이른다 .

김 의원은 “식약처의 의약품 품목허가 사항을 무시하고 위고비 같은 전문의약품을 처방해도 이를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며 “의료인과 약사의 전문성을 고려한 것이라도 해도 일부 의료인들은 환자 안전기준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위고비 등을 처방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임에도 지부는 위고비, 마운자로가 건강보험 비급여 의약품이라면서 정작 환자안전 관리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복지부는 비만치료 주사제 안전 처방기준을 만들고, 의료현장에 대한 점검과 조사를 통해 환자 안전을 위한 행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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