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조기위암(EGC)을 잘 찾아내야 하는데 이 병변의 특성은 단계가 다양해 패턴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예후관리만 하면 되는 염증성 위염, 위 점막하종양(SMT)과 조기위암을 구분하는 게 어렵다. 특히 공간이 작은 곳의 음영지역 등 다양한 위치에서 조기위암을 발견하는 것이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경쟁업체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의 메드트로닉(‘GI 지니너스’)과 일본의 올림푸스(‘엔도브레인-아이’는 모두 AI 대장내시경 영상분석기기만을 보유하고 있다.
|
그는 “정지영상이 아닌 실시간 의료영상을 분석해 의료진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점이 기술개발시 가장 어려웠다”며 “동영상 학습모델을 통해 위 내시경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했는데, 검사할 때부터 동영상을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네트워크를 쌓아야 한다는 것도 난관이었다. 웨이센은 병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공동연구를 한 덕에 사업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웨이센의 제품은 모두 병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이 시작됐다.
아직은 AI 위내시경 영상분석기기인 ‘웨이메드 엔도 ST CS’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있다. 김 대표는 “내년 AI 대장내시경 영상분석기기도 혁신의료기기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장내시경 장비 시장에서는 올림푸스의 ‘에비스 루세라 엘리트’와 ‘엑세라 Ⅲ’가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웨이센은 내시경 장비 브랜드와 상관없이 웨이메드 엔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호호환성을 높였다. 엔도브레인-아이가 올림푸스의 내시경 검사기기에만 설치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또 위내시경 시스템과 대장내시경 시스템이 같아 한번의 구매로 두 프로그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경쟁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때 장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메드 엔도가 겨냥하는 글로벌 내시경 장비 시장의 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한다. 이중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에와 중동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수면마취로 위·대장내시경을 한번에 받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그램이 제각각이면 번거로울 것”이라며 “웨이메드 엔도로는 위·대장내시경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의료진이나 검사자 입장에서 모두 편리하다. 한국에서는 1년에 한 번 이상 하지 않는 내시경 검사를 베트남에서는 1년에 3회 이상 하는 이들도 많고, 이런 트렌드가 인접 국가에도 번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웨이센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세인트폴 종합병원에 웨이메드 엔도를 설치했는데 설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검사건수가 5000여건을 넘겼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웨이센은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베트남 국빈 방문 첫날 열린 경제인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리한 헤드테이블에 앉아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이 분야에서 탄탄하게 레퍼런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메드테크 기업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매출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다른 사업에 눈 돌리지 않고 AI 소화기내시경 웨이메드 엔도를 캐시카우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이센의 올해 예상 매출 규모는 12억~15억원, 내년 목표 매출액은 30억원이다.
웨이센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에서 의료AI 기업 최초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웨이센이 수상한 제품은 △웨이메드 코프 △웨이메드 엔도 프로 △웨이메드 EBUS로,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에서 2개,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앱 부문에서 2개를 각각 수상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의료AI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열린 KIMES 2023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