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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과열 기우? 쌀 때 사자…뉴욕증시 하루 만에 반등[월스트리트in]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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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11.06 07:08:41

과열 논란 속에서도 저가매수 기조 유지
美대법, 트럼프 관세 권한에 제동 기류
美 민간고용 석달 만에 반등…고용시장 견고
서비스업 8개월만 빠른 확장세에 10년물 7bp↑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전날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에 급락했던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의 법적 근거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일부 관세 철회 가능성이 부각된 데다, 전날 급락했던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저가매수에 되살아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37% 오른 6796.2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5% 상승한 2만3499.797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48% 오른 4만7311.00을 기록했다.

과열 논란 속에서도 저가매수 기조 유지

공격적인 매수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과열 논란 속에서도 주가는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로버트 에드워즈 에드워즈자산운용 이사는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에겐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로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매출 성장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밸류에이션 확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새로운 재료가 부족하지만, 투자자들도 쉽게 매도에 나설 의지는 없어 보인다”며 “최근 조정 이후에도 시장의 핵심 흐름은 여전히 저가매수”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 전무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심리 변동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랠리를 뒷받침하는 펀더멘털은 유효하다”며 “현재 대형 기술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닷컴 버블 때보다 훨씬 낮다. AI 관련 수요는 예상보다 강하며 현금흐름과 재무 구조도 건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AI투자와 관련해 과열 요인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짐 젤터 아폴로 글로벌 사장은 “AI와 데이터센터 분야에 자본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며 “이럴 때는 투자자 수익성과 부채 부담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아메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손짓하고 있다. (사진=AFP)
美대법, 트럼프 관세 권한에 제동 기류…“관세는 의회 권한”

이날 시장의 관심은 연방대법원의 관세 관련 공개 변론에 집중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대부분의 수입품에 10~50%의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해 왔지만, 대법관들은 이 같은 조치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는 결국 국민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며, 이는 역사적으로 의회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까지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던지면서 이번 관세 정책이 대통령의 긴급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표출된 셈이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관세율 조정 문제를 넘어,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한 배분이라는 헌법적 쟁점을 다루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대법원 심리 결과에 따라 향후 무역 정책 전반의 재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재까지 부과된 관세 가운데 일부는 환급 요구가 제기될 수 있고, 미국 수입업계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행정부는 향후에도 관세를 정치·외교적 압박 카드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된다. 다만 대법원이 모든 관세를 일괄적으로 유지하거나 폐기하기보다는, 일부 국가·품목에 한한 ‘조건부 유지’라는 절충적 결론을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와 기업, 수입업자, 소비자 모두가 결론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필 블랑카토 오세익 수석 시장전략가는 “관세 효과와 향후 방향성은 내년 1분기까지 명확하게 드러나기 어렵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일종의 혼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주가는 각각 2.78%, 2.77% 올랐고, 캐터필러는 3.94% 상승했다.

美 민간고용 석달 만에 반등…서비스업 8개월만 빠른 확장세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실물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간 고용조사기관 ADP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민간부문 신규 고용은 4만2000명 증가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감소 흐름을 멈췄다. 대기업 위주로 채용이 늘어난 반면, 소규모 사업체의 고용은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도 감지된다.

10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는 52.4로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을 나타냈다. 신규 주문이 강하게 반등하며 수요 측 체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지불가격지수는 70으로 뛰며 비용 압력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최근 관세 인상이 투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즉,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은 유지되지만 비용은 높아지는 국면에 있다. 이는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용 둔화가 다시 심화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질 수 있지만, 서비스 부문의 가격 압력과 관세 요인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법률·경제 요인이 맞물린 복합 국면에서, 관세 정책 향방은 앞으로 몇 주간 미국 경제의 중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관련 종목들도 반등했다. AMD는 장 초반 실적 발표 직후 마진 전망 우려로 하락했지만 곧 상승 전환해 2.51% 올랐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은 각각 1.95%, 9.11% 상승했고, 오라클도 낙폭을 만회하며 1.03% 반등했다. 테슬라도 4.01% 크게 반등했다.

다만 전날 8% 하락했던 팔란티어는 이날도 1.49% 추가 하락했다. 엔비디아(-1.75%), 마이크로소프트(-1.39%)도 하락했다.

블랑카토 전략가는 “AI 종목 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고, 거품 논란도 커지고 있다”며 “AI 투자에서 더욱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8개월 만 빠른 확장세…10년물 금리 7bp↑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미 서비스업 지표가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인 탓이다. 글로벌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6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5bp 오른 3.634%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빠진 100.16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이틀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96달러(1.59%) 내린 배럴당 59.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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