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이르면 다음주 ASML 中수출 추가 제한

김겨레 기자I 2023.06.23 15:54:17

美주도 반도체 수출 금지 동참한 네덜란드
ASML, EUV 이어 DUV 장비 中수출도 막힐 듯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네덜란드 정부가 이르면 오는 30일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추가 조치를 발표한다. 세계 최대 노광장비 업체 ASML의 일부 심외자선(DUV) 노광 장비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이르면 이달 30일 또는 다음 달 첫 주 중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규제대상에 중국이나 ASML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ASML의 DUV 장비 3개 모델(트윈스캔 NXT 2000i·2050i·2100i)이 규제 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SML은 해당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때마다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공산이 크다.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과 협력해 군사적으로 이중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일부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19년부터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했다. EUV는 7㎚(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ASML은 EUV보다 구형 모델인 DUV 장비만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일부 제한될 전망이다.

앞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가 결국 중국이 첨단 제조 장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도록 만들 수 있다”며 “중국에 압박을 가할 수록 그들은 ASML에 필적할 수 있는 노광장비를 개발하는 데 들이는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덜란드는 최근 중국으로의 반도체·국방 등 민감한 분야 기술 유출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반도체 분야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려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심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 출신 유학생은 모두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중국 유학생을 겨냥한 조치다. 네덜란드는 교육부는 중국 국가유학기금(CSC) 장학생이 몇 명이고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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