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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비중을 늘리는 건 더 이상 제로 금리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금의 금리 수준은 다른 자산군이 ‘뛰어넘어야 할’ 기준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금으로 얻을 수 있는 금리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면, 투자자들이 추가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다른 자산군의 기대수익은 더 높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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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비중을 늘려야할 두번째 이유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주식 및 채권의 하락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 특히 S&P 500지수가 다시 한 번 급락할지 모른다는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금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은 현금의 금리 수준과 무관하게 유효하다.
그러나 현금 보유에 따른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금 비중만 크게 늘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우선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자산이 현금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황은 예외적으로 매우 드문 경우에 해당하며 장기적으로는 위험도가 높은 자산군이 실제 현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처럼 시장이 조정을 겪고 현금의 금리가 높은 기간에는 위험자산의 성과가 더 부진할 수 있지만 이런 시기는 일시적이고 대부분 단기에 그치는 모습을 보인다.
또 현금으로는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현금의 금리가 표면적으로 높아 보이더라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적인 가치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위험자산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반면 현금은 장기간 보유하면 그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주식 및 채권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현금의 명목금리도 플러스(+) 수준으로 높아진 현재 시점에서는 일반적 경우보다 현금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금 장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에도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등급 회사채의 금리는 5%대로 현금의 3.5%보다 높다. 당장 현금을 선호하더라도 향후 시장 안정기에는 위험자산 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새겨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