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모유수유 중인데 코로나 백신 맞아도 되나요?

이순용 기자I 2021.08.03 11:01: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8월 1일에서 7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World Breastfeeding Week, WBW)이다. 산모와 아기에 다양한 장점이 있는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독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세계 모유수유 주간을 맞아, 모유수유 중인 산모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모아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Q.모유수유를 하면 아기와 산모에게 어떤 점이 좋나요?

모유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먼저 아기에게 최적의 영양을 제공한다. 생후 6개월 동안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한 비율로 포함돼있다. 초유는 신생아의 미성숙한 소화관 발달에 도움을 준다.

모유에는 항체도 포함돼 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초유에는 많은 양의 면역글로블린A(IgA)이 포함되어 있어 아기의 코와 목에 보호층을 형성한다. 이외에도 다른 여러 항체가 포함되어 감염성질환을 예방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아의 질병도 줄여준다. 중이염이나 호흡기감염, 장염, 조산아의 괴사성 장질환, 알레르기질환,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당뇨병, 소아성백혈병, 영아돌연사증후군 위험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하면 아기가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게 감소한다. 이는 성인기의 고혈압,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모유수유는 산모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먼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완전모유수유 시 평균적으로 1개월에 500~1,000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6개월 후에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다. 또 자궁수축을 도와 출혈을 줄여, 산후 회복도 빠르다. 한정열 교수는 “모유수유 시 젖의 사출을 도와주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며 “옥시토신이 자궁수축에 도움을 주어 자궁의 근육 풀림에 따른 출혈을 방지하며 빈혈을 줄여주고 산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모유수유는 산모의 유방암과 난소암, 산후우울증 발병 위험도 낮추고,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도 줄여준다.

Q. 모유수유 산모, 코로나 백신 맞아도 될까요?

모유수유 중인 산모들도 백신 접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내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접종이 가능하며, 엄마에게 형성된 항체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됨으로써 아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 교수는 “산모들 사이에서 혹시나 백신의 mRNA가 아기에게 전달돼 아기에게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mRNA가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Q. 모유와 분유를 혼합해서 먹여도 될까요?

엄마의 젖이 부족하거나 직장 복귀 등의 문제로 불가피하게 모유와 분유를 같이 먹이는 혼합수유를 한다. 실제로, 모유수유 엄마의 약 40%는 혼합수유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합수유 이유는 ▲모유수유의 부족한 영양분 공급 ▲모유수유 시간단축 ▲산모의 심리적 안정 등이 원인으로 뽑힌다. 하지만, 혼합수유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혼합수유로 인해 아이가 유두혼동을 일으켜 엄마 젖을 거부할 수도 있다. 또 분유 수유로 변비나 설사, 구토같은 영아 산통이 발생할 수 있다. 한정열 교수는 “불가피하지 않으면, 혼합수유를 제한하고 완전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Q. 모유수유 산모, 영양제를 먹어도 되나요?

일반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잘하면 비타민, 철분제를 포함한 영양제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고 편식하거나 식사를 잘 못 하는 산모인 경우는 모유수유기간 동안 의사의 조언을 받아 영양제를 섭취하면 아이의 발육에 도움이 된다.

Q. 모유수유 중인 산모, 금기 음식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모유수유 중 금지 음식은 없다. 다만, 몇 가지는 주의와 제한이 필요하다.

△수은이 많이 포함된 생선

산모가 수은이 포함된 생선을 다량 섭취 시 모유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 수은에 노출되면 중추신경계가 망가져 영구적으로 미세운동이나 언어, 시공간 지각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은이 많이 포함된 생선은 눈다랑어, 고등어, 청새치, 황새치같이 큰 생선이다. 한정열 교수는 “산모가 오메가3의 섭취를 위해 생선을 먹을 경우, 수은 함량이 낮은 작은 생선을 1주에 1회 정도, 200~300g 섭취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허브보조제, 허브차

대부분의 허브 보조제는 모유수유 중 안전성에 관해 평가되지 않았다. 일부는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허브차는 모유를 늘리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음주

모유수유 중 음주는 피하는 게 가장 좋다. 소량의 알코올도 아기에게 위험할 수 있다. 아기에게 알코올이 전달되면 수면 패턴 변화, 운동기능 발달 장애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모유수유 중 음주 시에는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1잔을 마시는 경우 2시간 지나서 모유수유가 가능하다. 또한. 젖양을 20%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인

아기의 간은 카페인을 분해하고 제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카페인이 아기에게 축적되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모유수유 중에는 하루에 300mg(커피 2~3잔) 이하의 섭취를 권한다. 커피 외에도 콜라, 차, 에너지드링크에도 카페인이 포함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스턴트식품

인스턴트식품은 일반적으로 칼로리가 높다. 건강에 해로운 지방이나 당이 높은 반면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Q. 아이가 모유수유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출생 후 1시간 이내에 아기에게 엄마의 모유를 제공하는 것을 ‘모유 수유의 조기 시작’이라고 한다. 아기를 보호하는 영양이 풍부한 초유 또는 ‘첫 모유’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연구에 의하면 출생 직후 엄마와 아기의 피부 접촉은 조기 모유수유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유수유 기간뿐만 아니라 생후 1~4개월 동안 완전 모유수유의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초기에 엄마와 피부 접촉을 하게 된 유아는 엄마와 더 많이 상호작용하고 덜 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Q. 모유수유를 하는 기간은 얼마 정도가 적당한가요?

미국소아과학회는 6개월 동안은 완전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이후 고형식을 추가한 후에도 최소 12개월까지 수유를 계속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세이상 까지도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Q. 젖몸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젖몸살은 출산 후 수일 내에 유방에 혈액이 많아지면서 유방의 울혈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는 젖을 많이 만들게 하는 생리적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울혈은 통증이나 불편함을 동반하는 젖몸살로 나타난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수유 시작하기 ▲적절한 방법으로 젖 물리기 ▲올바른 수유자세 익히기 ▲자주 그리고 제한하지 않고 수유하기 ▲아기를 깨워서라도 3시간마다 수유하기 ▲유방에 잘 맞는 브래지어 착용하기 등이 도움이 된다.

Q. 모유수유를 자연스럽게 끊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모유수유가 수유아와 수유하는 엄마에게 장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유수유를 끊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부작용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지혜가 필요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모유수유를 줄여나가면 젖양도 마찬가지로 점차 감소하게 된다. 아기의 연령에 따라 모유가 줄어든 만큼, 다른 영양식을 보충해주면 좋다.

하지만 모유수유를 빠르게 끊어야 한다면 ▲밤중 수유부터 중단 ▲한번 수유 당 한 개의 유방만 제공 ▲모유수유 간식 최소화 ▲분유 및 이유식 제공 ▲브래지어 착용, 브래지어 안에 얼린 양배추나 얼린 젤, 팩 사용 ▲유방이 부풀어 오르면, 통증이 편안해질 때까지 짜주고 완전히 비우지 않음 ▲울혈로 통증이 심할 때, 소염진통제 사용이 도움 ▲울혈이 심하면 유선염이 올 수 있음으로 의사와 상의 필요 ▲필요 시 젖 말리는 약을 의사와 상의해 복용한다.

한정열 교수는 “건강상의 이유나, 신체 상태, 직장 복귀 등의 다양한 사정으로 모유수유가 어려운 분들이 있지만 이런 때에도 병원과 주변의 도움 등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며 “하지만 정말 불가피한 경우라면 아기를 많이 안아줌으로써 아기와의 정서적 교감을 더 많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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