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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한진칼 지분 15%이상을 취득한 상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위해 신청한 상태다. 향후 20%수준으로 지분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은 전날 오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한미 양국의 규제당국 허가가 나오는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확대하겠다고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델타항공의 타 항공사 지분 투자가 새롭지 않지만, 대한항공(003490)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0%정도라면 대한항공에 직접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한진칼에 대한 KCGI의 지분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굳이 지분투자를 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한진그룹의 우호지분일 것이란 추측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구조는 고(故)조양호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28.93%를 가지고 있고 KCGI가 15.98%를 확보해 2대 주주인 상태다. 한진그룹의 우호지분으로 전망되는 델타항공이 이번에 4.3%를 확보했고, 계획처럼 10%까지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한진그룹은 KCGI와의 지분 경쟁에서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고 조양호 회장의 보유지분 17.84%가 조원태 회장 등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상속되는 지 관심이다.
이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지분 4.3%을 우호지분으로 가정하면 고(故)조양호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33.25%가 된다”며 “델타항공이 향후 10%까지 지분을 늘린다면 한진그룹 측의 우호지분은 38.95%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2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향후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우호지분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신청으로 인해 경영진과 확실히 선을 그은 KCGI도 내년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지분을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확실하게 승기를 잡기 위해 KCGI는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20%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대로 리더십 관점에서 시장의 인정받지 못한 조원태 회장은 28.9%라는 우호 지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방어를 100%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갑질 논란의 한진칼 경영진에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라서 내년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인 경영권 관련 표대결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