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연임 성공할까…1차 투표 르펜과 '초접전' 예상

김혜미 기자I 2022.04.10 18:33:17

10일 오전 8시 1차투표 시작…오후 8시 투표 마감
마크롱, 우크라 사태로 선거운동 예정보다 늦어
FT "르펜 당선되면 EU는 물론 전세계 충격 받을 것"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프랑스 대통령을 선출하는 1차 투표가 10일(현지시간) 실시된 가운데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와 오는 24일 2차 투표를 치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 후보 포스터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차 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됐으며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 대도시를 포함해 오후 8시(한국시각 11일 새벽 3시)에 마감된다. 이번 대선에는 극좌성향의 후보 5명, 극우성향의 후보 3명 등을 포함해 총 12명의 후보가 도전했다.

프랑스 통계청은 프랑스에서 투표할 수 있는 18세 이상 성인 95%에 해당하는 4870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현지 설문조사에서 4명 중 1명이 기권할 수 있다고 밝혀 실제 기권율이 어느 정도 나올지도 관심사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력 후보인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2~3%까지 좁혀진 만큼 1차 투표에서 두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어느 정도 차이나는지가 관심이다. 지난 8일 선거를 앞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26.5%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르펜 후보는 23%를 획득했다. 극좌 후보인 장 뤽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a France Insoumise) 후보는 16.5%로 3위를 차지했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두자릿 수였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유권자들이 고물가와 경제상황에 주목하며 르펜 후보 지지율이 상승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초인 2018년 유류세 인상 방침을 발표해 ‘노란조끼 시위’를 촉발시켰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응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등 분쟁 조정에 공을 들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결과적으로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8일 RTL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래 계획보다 늦게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르펜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유럽은 물론 전세계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펜 후보는 평소 EU(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앞세운 인물이다. 르펜 후보는 프랑스 산업에 유리한 보호주의 경제정책을 강화하고, 이슬람교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이민자들을 엄중 단속할 것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특정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후보는 오는 24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2017년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66%의 득표율로 르펜 후보를 누른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연임한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