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국채 가격은 급락(금리 급등)했고, 달러화와 금값은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수주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글로벌 경기 회복이 흔들리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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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5주 예상, 필요시 이란에 지상군 투입”
미·이스라엘은 주말 사이 이란을 전격 공습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사건이다. 이란은 강력한 보복을 공언했으며,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 연설에서 “우리는 원래 4~5주를 예상했지만, 필요하다면 훨씬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필요한 만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이 자신이 조기에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보도한 것을 거론하며 “나는 결코 지루해하지 않는다. 이것은 결코 지루한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상군(boots on the ground)에 대해 겁을 먹고 있지 않다”며 “아마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필요하다면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들이 통상적으로 지상군 투입을 선제적으로 부인해온 것과 달리,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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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보도에 유가 8% 급등…10년물 금리 8bp↑
시장 변동성을 키운 것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중단되고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정유시설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 우려가 확산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6.3%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승률은 12%에 달했다. 브렌트유는 4.87달러(6.68%) 급등한 77.7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장마감 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으며, 이를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언론을 인용한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오후 4시40분 기준 약 8% 이상 급등하고 있다.
카타르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플랜트를 폐쇄하면서 아시아와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전 세계 LNG 수출 물량의 약 20%가 걸프 지역에서 나오며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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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은 국채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국채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국채가격이 상승(국채금리 하락)하지만, 이번엔 반대였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했고, 제조업 경기 확장과 투입가격 급등을 보여준 경제지표도 국채 약세를 부추겼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4bp(1bp=0.01%포인트) 오른 4.036%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폭 상승에 근접한 수준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6bp 뛴 3.475%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금리 선물시장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9월로 완전히 반영하고 있으며, 올해 세 차례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현재 수준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병목 상태에 빠질 경우 유가는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며 “2주간의 단기 충격은 미국 소비자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판단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수개월간 높은 수준이 지속된다면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0.7% 상승하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보였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1.08% 하락한 1.1688달러에 거래됐고, 달러는 엔화 대비 1% 상승한 157.54엔을 기록 중이다. 원화도 장중 한때 1470원을 돌파하다 현재 14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물 금 가격은 0.96% 오른 온스당 5328.09달러를 기록했고, 미 금 선물은 1.74% 상승한 온스당 5321.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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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에너지·방산주는 강세를 보였다. 노스럽 그러먼과 RTX는 각각 6%, 4.7% 상승했고, 록히드마틴도 3.4% 올랐다. 엑슨모빌(1.1%)과 셰브런(1.5%) 등 에너지주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항공주는 급락했다. 중동 영공 폐쇄와 유가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선 비중이 큰 유나이티드항공은 2.9% 하락했고, 델타항공(-2.2%), 아메리칸항공(-4.2%)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엔비디아는 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5% 넘게 올랐다. 현금보유 등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형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메타와 테슬라는 각각 0.8%, 0.2%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흐름이 향후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급등세를 장기간 이어가지 않는 한 미국 증시에 대한 강세 전망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JP모건도 기본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며 지정학적 충돌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과거 주요 지정학적 충돌 이후 S&P500 지수는 통상 2주 이내 플러스로 전환했고, 3개월 뒤 평균 1%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다만 RBC캐피털마켓은 과거 지정학적 충돌 이후 증시가 반등했다는 통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전면전으로 확산될 경우 하방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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