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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그동안 탄핵심판에서 ‘법 위반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삼아왔다.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실패만으로는 탄핵될 수 없다’는 것이 헌재가 일관되게 밝혀온 원칙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당시 헌재는 선거법 위반 등 법 위반 사실은 인정했지만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특히 “대통령 파면은 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은 물론이고,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간의 분열과 반목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신중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는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 용도로 남용해 적극적·반복적으로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도와줬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국가의 기관과 조직을 동원했다”며 파면을 결정했다. 당시 헌재는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게 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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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크게 3가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포고령 1호의 작성 경위와 주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수사에서 자신이 초고를 작성하고 윤 대통령과 상의해 최종본을 완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방첩사령부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는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군 투입의 목적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지호 경찰청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진입을 막거나 무력으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세 번째는 주요 정치인과 야권 인사, 전·현직 법조인 등을 대상으로 한 체포 작전 시도 여부다. 윤 대통령은 이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에서 ‘계엄군이 그랬다면 포고령 때문에 체포하려 한 것 아니었겠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비상계엄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 선포 요건에 맞지 않고, 포고령 1호에서 국회의 정치 활동을 제한한 것도 위헌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계엄사령관의 관할 바깥인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장 군인들을 투입한 것, 혐의점이 없는 정치인 등을 현행범 체포하려 시도한 것도 불법성이 크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반면 윤 대통령은 ‘야당의 폭주에 맞서 불가피한 경고성 조치’이자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담화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이냐”며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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