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전두환·노태우 묻힐 곳 못 찾았다…全도 자택 임시안치키로

조민정 기자I 2021.11.26 14:28:32

국립묘지 안장 불가한 전두환·노태우
전씨, 발인 후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영결식 등 가족끼리 간소하게 진행 예정
노태우, 사찰 검단사에 27일째 머물러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병으로 사망한 전두환 씨의 발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전히 전씨의 장지가 결정되지 않아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씨 측은 일단 시신을 자택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불과 29일 차이로 숨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도 임시 안치된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마지막 길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전두환 ‘장지 미정’…조촐한 영결식 후 자택으로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형법상 내란죄 등을 범한 사람이나 탄핵된 사람은 전직 대통령이어도 국립묘지에 묻히지 않는다. 국가보훈처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榮譽性)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도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배제된다.

당초 전씨는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가장 대상에서도 제외됐으며 국립묘지에도 안장될 수 없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국가장으로 진행됐지만 내란죄를 범해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선 제외됐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전씨의 장례는 27일 오전 발인을 앞두고 있다. 다만 사망 나흘째인 지금까지 장지가 정해지지 않아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져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전씨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26일 오전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집안에 모실 예정이고, (장지가) 결정되는 시점은 알 수 없다”며 “화장장은 서울추모공원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7일 전씨의 유족은 노제(路祭) 없이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1층 영결식장에서 영결식을 조촐하게 진행한다. 영결식에는 유족 등 5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전씨 유해는 화장장으로 이동한 뒤 자택에 임시 보관된다.

10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검단사 무량수전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후 불교의식을 거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씨 간소한 장례…노태우, 27일째 임시 안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국가장으로 거행된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와 비교하면 전씨의 마지막 길은 조촐한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주요 정치 인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또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어 임시 안치된 상황은 전씨와 마찬가지다.

앞서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인근을 장지로 사용하고 싶다는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의 요청에 대해 파주시와 산림청은 지난 23일 해당 장소에 장묘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며 거절했다. 산림청은 군사시설 등 특별한 경우에만 용도변경이 가능해 매각 등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파주시의 한 사찰인 검단사에 임시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은 27일째 장지가 정해지지 않아 기약 없이 장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아들을 통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탄압에 대한 사과 의사를 밝힌 것과는 달리 전씨는 책임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지난 24일 전씨 조문을 마친 후 “노 전 대통령은 본인이 2차적으로 원했던 통일동산에 묻히길 원했지만 그것도 산림청에서 안된다고 해 임시 안치해 놓은 상태다”며 “(전씨는)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으며 장례를 지내게 돼 마음이 숙연해지고, 하루 속히 치유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

- 北 전두환 사망에 "지옥서도 저주받을 악도" 악담 왜? - 전두환 측 "이순자, 5·18 사과한 것 아니다"…선긋기 나서 - 그때 그시절 모를텐데…MZ세대는 왜 전두환에 분노하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