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 “대구 여고생 성폭행도 내가 지시”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해 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갓갓’(대화명) 문모(24)씨가 2018년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로 알려진 일명 ‘갓갓’으로 불리는 A(24)씨가 12일 오전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도착한 모습 (사진=뉴시스)

문씨는 “나는 갓갓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9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후 6시간 동안 조사를 받던 중 경찰의 방대한 수사기록을 보고 자신이 갓갓이 맞다고 자백했다. 또 경찰 수사에 협조하면서 1년 반 전 발생한 이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이모(29)씨는 설명 불상자에게 소개받아 대구 번화가에서 A양을 만났고, 성폭행을 저지르며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성명 불상자에게 보냈다. 이 영상은 n번방에 처음으로 유포됐다.

이후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성명 불상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문씨가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한편, 문씨의 신상은 이르면 오늘(13일) 공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1시 경북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문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이 자리에서는 경찰, 변호사 등 내외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논의 후 신상 공개 범위 등을 결정한다.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n번방 관련자들의 신상을 공개해왔다. 또 다른 성착취물 공유방의 주요 피의자 조주빈(24), 강훈(19), 이원호(19)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문씨는 미성년자 다수를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등 혐의도 받고 있다.

‘박사’로 불렸던 조주빈 등도 갓갓의 방식을 모방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