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차 대사는 무트리스 윌리엄스 주유엔 세인트키츠네비스 대사와 함께 ‘2027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 공동의장으로 임명됐다. 차 대사는 선진국 진영을, 윌리엄스 대사는 개도국 진영을 각각 대표한다.
유엔총회 의장은 관련 결의에 따라 선진국과 개도국 출신 대사를 한 명씩 공동의장으로 선정한다. 회의는 내년 5월 3~4일 뉴욕에서 열리며 회원국과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이 한자리에 모여 AI 거버넌스 구축과 국제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한다. 이번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유엔 차원의 첫 정부 간 AI 거버넌스 합의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는 163개국 대표단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했지만 결과물은 회원국 간 협상을 거치지 않은 공동의장 명의의 요약문에 그쳤다.
반면 내년 회의에서는 AI 거버넌스에서 국제사회가 먼저 다뤄야 할 분야에 관한 ‘공동 이해(common understandings)’를 도출하기 위한 정부 간 협상을 진행한다. 합의가 성사되면 글로벌 대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원국들이 합의한 공식 결과물을 마련한다. 차 대사는 회의를 주재하고 각국과 산업계, 학계 등의 의견을 종합한 공동의장 요약문을 작성한다. 아울러 우선순위 분야에 대한 정부 간 협의를 이끌 예정이다.
이번 논의 결과는 2028년 예정된 유엔 글로벌 디지털 협약(GDC) 고위급 검토에 활용할 계획이다. 유엔은 이를 바탕으로 AI 독립국제과학패널과 글로벌 대화의 존속 여부를 포함해 앞으로의 AI 거버넌스 논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조약을 만드는 단계는 아니지만 글로벌 대화에서 각국의 의견을 공동의 우선순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시각차는 매우 첨예하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엄격한 국제 규범을 도입할지, 각국과 기업의 자율적 윤리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맡길지를 놓고 강대국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첨단 AI 알고리즘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대한 개도국의 접근성 격차, 즉 ‘디지털 양극화’ 문제도 거센 쟁점이다. 한국은 기술 선도국이자 글로벌 남북(Global North-South)의 중재자로서 양 진영의 타협점을 찾는 기틀을 마련할 전망이다. 유엔은 “공동의장이 주요 의제를 정하고 협의를 이끄는 만큼 한국도 국제 AI 논의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한국이 AI 역량을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며 “이번 공동의장직 수임을 통해 그간 AI 서울 정상회의 개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 유엔 AI 국제 과학패널 참여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글로벌 인공지능 파트너십(GPAI) 공동의장 수임 등으로 이어져 온 한국의 글로벌 AI 거버넌스 분야 리더십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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