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 점주는 이같이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금 떨어진 다른 파리바게뜨 매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평소라면 이른 오전 갓구운 빵과 커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시간대이지만 매장들은 대체로 한산하고 매대 곳곳에는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파업 여파냐”고 물으니 “순차적으로 소량씩 생산해 내놓다 보니 그런 것이고 아직까지 (물류 파업) 영향은 크지 않은 듯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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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업은 지난 3일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단했다.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회사 측에 화물차를 늘려달라고 요구했고 SPC는 화물차 2대를 증차했다. 하지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편한 배송 코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됐다. 양 노조 간 ‘알력’ 싸움에서 다소 어처구니 없이 번진 ‘명분 없는’ 파업으로 인해 애꿎은 소비자들과 점주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따른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 파리바게뜨 매장들의 수급 상황은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 광주와 전남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빵과 케이크 제품 생산을 위한 재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서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SPC 본사 측과 이렇다 할 타결 진행이 없어 애먼 점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그저 지켜보는 처지다.
광주 지역에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가맹점주는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팔지 못하고 폐기하는 물품들이 늘어나면서 점포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호소했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전 현재 약 4300명의 청원 동의를 얻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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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뿐만 아니라 SPC가 운영하는 다른 베이커리·제과 브랜드 파리크라상, 던킨, 배스킨라빈스 등에서도 이번 운송 거부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제품 회전주기와 재고관리 체계가 파리바게뜨와 달리 차이가 있어 당장의 수급 상황은 문제가 없지만, 파업 참여가 늘고 장기화 될 경우 이곳 물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PC 관계자는 “이번 파리바게뜨 운송 거부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면서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전국 가맹점이 모두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원활한 제품 공급을 하기 위해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힘을 모아 물류 차질을 방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점주협의회는 이번 물류 파업을 두고 민주노총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억 파리바게뜨 점주협의회 부회장은 “점포마다 평소 매출과 비교해 피해금액을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매장의 전국 평균 일 매출은 18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