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14일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서한을 보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제안했다.
이 서한에 담긴 제안에는 현대모비스(012330)의 A/S부품 사업부문을 현대자동차(005380)에 매각하고, 현대모비스의 남은 사업을 현대글로비스(086280)와 합병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은 그러면서 현대차그룹과 만나 이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법 위반 소지 등을 이유로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7일 “상장사는 특정 주주와 별도의 만남을 통해 중요 문제를 논의하거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현재 시장확대와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회사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절차에 따라 모든 주주들과 단계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 역할 한계 넘어선 제안
엘리엇의 제안은 주주 역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엘리엇의 제안대로 현대차그룹이 엘리엇과 만나 지배구조 개편안을 논의하는 것은 위법 행위다. 국내 자본시장법에서는 기업의 중요 사안에 대해 특정 주주에게만 알려주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로 공개되지 말아야 할 비즈니스 레터를 특정 언론에 공개하는 엘리엇의 행태도 시장을 당황케 만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신의 영향력을 높여 고수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벌처펀드 특유의 습성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엘리엇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지 못할뿐더러,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이 아닌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는 주가의 가치만 올리려는 목적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도 엘리엇은 기업을 공격할 때 비공개 자료들을 언론에 공개해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킨 전력이 다수 있다”며 “높은 단기 수익에만 몰두하는 헤지펀드 특성 상 기업을 지속성장시킬 제대로 된 개편안을 마련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4월에 이어 2차 공격 재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모듈과 A/S부품 사업부문을 떼어낸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출자구조 재편안을 내놨다.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었다.
그러나 엘리엇은 4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지분을 약 10억달러 어치 이상 갖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연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엘리엇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가기 위해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국제 사회에서 악명이 높다. 부실 국채를 인수한 뒤 남미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막대한 이익을 거두며 유명세를 떨쳤다.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를 디폴트에 빠뜨리기도 했다. 주주 자본주의에 입각한 ‘행동주의’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엘리엇은 지난달 13일 기준 현대자동차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번 서한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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