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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수능에 ‘킬러 문항’ 빼고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종합)

경계영 기자I 2023.06.19 13:42:26

당정협의회서 "공정한 수능 평가 되도록" 뜻모아
특목고 폐지 번복…"맞춤 교육·역량 강화 지원"
"尹, 대입제도 전문가…혼란 초래는 정치적 주장"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난도가 높은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고 수능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고자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앞선 문재인 정부가 폐지를 결정한 자율형 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는 존치해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능 논란’이 촉발됐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치적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대통령께서 일찍이 말씀했는데 교육부가 관성적으로 대응해 근본적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킬러 문항 없이 수능 ‘적정’ 난이도 확보한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어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학생 개인별 맞춤 교육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안으로 적극 흡수하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했다.

당정은 수능의 킬러 문항에 대해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적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앞으로 공정한 수능 평가가 되도록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출제를 배제하기로 했다. 당정은 수능의 적정 난이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고 출제진이 성실한 노력을 경주하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가능한 지원을 다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주호 부총리는 킬러 문항과 관련해 “교육계의 오래된 문제로 누구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대통령께서 반드시 해결하라는 지시를 했기 때문에 고질병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도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순 없고 학부모 부담을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최소화하고 또 분명히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흡수할 수 있도록 △EBS를 활용한 지원 강화 △방과 후 자율 수강권 지원 확대 등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수능 입시 대형 학원의 거짓·과장 광고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일부 학원의 편·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당정은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학력진단을 강화하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 학습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2025년도부터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외고·국제고의 경우 그대로 둬 학생 맞춤 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지역의 자율적 교육 혁신을 통한 교육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태규 의원은 “전임 정부 정책으로 교육부 내 책임질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외에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의 수업·평가 역량을 강화하고 교권 보호 등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오는 21일과 27일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과 사교육 경감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 발언으로 혼란 초래된 것 아냐” 엄호 나선 與

국민의힘과 정부는 윤 대통령 발언으로 ‘수능 논란’이 벌어졌다는 공세를 적극 반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수십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면서 입시 부정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뤘고 특히 조국 일가의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등 대입 제도에 대해 누구보다 해박한 전문가”라고 윤 대통령을 감쌌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정부 방침은 시험을 쉽게 내라거나 변별력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고 오직 교육과정에 있지 않은 영역을 출제해 절대 다수의 학생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데 있다”며 공정한 수능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이태규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의 발언이 수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통령 말씀은 공교육에서 배우는 것을 중심으로 변별력을 갖춰 수능 문제를 출제하면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입시철이 다가오면 수능 난이도를 두고 논란이 돼왔는데 대통령 말씀 때문에 혼란을 초래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이라고 반박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대통령은 입시에 대해 상당히 깊이 고민하고 외려 제가 배우는 상황이었다”면서 “대통령께서 일찍이 (공교육 정상화를) 말씀했는데 교육부가 관성적으로 대응하면서 근본적 해법을 내놓지 못했던 것 같다. 교육부 책임이자 수장인 제 책임이고, 국민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사교육비 경감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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