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아동 성장 막는 잦은 복통, 다학제 진료로 맞춤 치료

이순용 기자I 2025.08.20 07:02:37

최호정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클리닉 교수
소아에서 흔한 만성 복통, 원인 중 약 85~90%는 기질적 이유가 많아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학업, 수면, 식사 등에 영향 주면 전문진료 통해 개선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아이들은 생각보다 자주 복통을 호소한다. 통계적으로 전체 소아의 약 10~20%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배가 아프다고 하며 일상 진료에서도 매우 흔하게 접하게 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말할 때마다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다.

소아 복통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염이나 소화불량처럼 비교적 단기간에 발생하고 며칠에서 길어야 몇 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는 급성 복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만성 복통은 소아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지만 그 원인 중 약 85~90%는 기질적인 병변 없이 발생하는 기능성 복통이다. 최근에는 이를 ‘장-뇌 상호작용 장애’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데 병리학적 이상 없이 장의 감각과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조절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기능성 복통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소아의 만성 복통을 단순히 그렇게 간주하는 것은 위험하다. 일부에서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염증성 질환이나 기질적 질환이 진단되기도 해서다. 따라서 동반되는 증상과 임상 경과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최호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소아 환자의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복통 외에 동반되는 증상 중에서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항목들이 있다. 10% 이상의 체중 감소, 반복적인 구토, 하루 세 번 이상의 지속적인 설사, 피가 섞인 대변 등이 해당한다. 삼킴곤란이나 반복적인 구강 궤양, 원인불명의 발열, 항문 주위의 이상도 검사를 고려해야 할 중요한 증상이다. 지속적인 우측 윗배 통증이나 오른쪽 아랫배 통증이 반복될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설사와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기질적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만성 복통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기능성 복통인 경우에는 증상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나 특정 음식 제한을 권하기도 한다. 반면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포함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드물게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 클리닉은 소아와 청소년의 다양한 소화기 질환과 영양 문제를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필요 시 소아외과, 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 시스템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리를 통해 환아의 성장과 발달까지 고려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최호정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에는 다양한 혈액검사, 대변검사, 영상검사, 소아내시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장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만약 복통이 반복되거나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면 아이에게 필요한 검사가 무엇인지 전문가와 상의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류인혁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진료실에서 만성 복통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 중 상당수는 특별한 이상 없이 안심시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일부는 반드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발견된다”며 “복통이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을 방해하거나 경고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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