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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F]에이미 멀린스 기조연설 전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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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I 2015.10.20 11:12:4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다음은 2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에이미 멀린스의 연설 전문이다.

한참 전에 식료품점에 들린적이 있다. 펜실베니아 해안 지역이었는데 여름이었고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반바지를 입을때는 평소 모습을 잊고 있었는데 로보캅 다리를 하고 있다고 동생이 말하곤 했다. 충격 방지장치, 탄소섬유 등으로 만들어졌는데 보신 적 있을것이다. 그런데 나를 알아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신사였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물어보니 그분이 아기 때 봤다고 말을 했다. 갑자기 떠오른 게 킹 박사님이었다.

어머님께 말을 들었다. 나는 예정일보다 좀 늦게 태어났는데 당시 나는 종아리뼈가 없었다. 그 노신사 분이 제가 종아리뼈가 없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했다. 걸을 수도 뛸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당신을 보니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나의 모든 기사를 스크랩했다고 말했다. 그 기사를 모아서 필라델피아 의대 학생들의 교과서에 넣고 가르쳤다. 인간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없다. 의학적 진단이 아닌 인간의 의지라는 것을 알고 가르쳤다.

미래를 미리 진단하면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미래는 모른다고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모르면 어떤가. 자아를 탐구하는 기회다. 킹박사도 그렇다. 몰랐다고 겸손하게 인정하고 동료에게 공유했다. 이 아이는 절대로, 혹은 다시로 못한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전문가들도 다 알 수 없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걷기도 수영도 힘들 것이라 했지만 나는 1시간 만에 해냈다. 나는 모든 한계를 거부하고 살았기에 가능했다. 안 된다는 것을 용납하지 말아라. 의지를 가지고 만들고 개척한다면 전문가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인생이란 경기에서 잘하고 싶었다.

킹 박사님을 위해 스크랩북을 채워주고 싶었다. 나무 의족을 차고 운동을 했다. 대학을 가니 장애인 육상경기에 나가볼 의사가 없냐고 물었다. 구글이 없던 나로서는 의족이 무엇인지 장애인 운동경기가 무엇인지 알 리 없었다.

밤에 생각해봤다. 몰라서 교만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실제로 경험한 게 아닌 편견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여했다. 장애인 스포츠 경기.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고 이름도 맘에 들지 않았지만 도전했다. 100미터라는 거리였는데 뛰어본 적이 없었다. 100미터가 어느 정도인지 여자에게 묻기도 했다. 전속력으로 달리니 기절할 뻔 했다.

충격흡수의 장치가 필요했다. 자갈길을 세 번정도 더 연습했는데 60미터를 넘겨보지 않았다. 일단 한 주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당일 원샷하기로 했다. 에너지를 위해.

경기날. 탄소섬유 의족 사이에서 나무 의족을 한 나를 보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선사시대 맘모스 같이 말이다. 커피를 마셨지만 떨리기만 했다. 시작 10분 전. 감독관에게 어찌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만약에 결승선에 들어갔을 때 다리가 멀쩡하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전속력으로 달렸다. 내 옆에 미국 챔피언이 있었다. 그의 무릎보다 내 코가 빨랐다. 그때 사진을 봤는데 끔찍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팔을 휘둘러 돌진하니까 우승할 수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 숨도 쉴 수 없었다. 어쨌든 그 결과는 챔피언이었고 나는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나서 남성의 장거리에 대한 광고를 보고 사무국으로 가서 여성 부문도 있느냐고 물었다. 사무국은 참여자가 없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덜컥 신청을 했다. 어느 남자가 와서 나보고 더블비케이라고 했다. 햄버거 이름이냐 물으니 양다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그 남자가 알려줬다. 도약을 어찌하느냐고 물었다. 참가자들은 다리가 하나는 있었다. 그럼 나는 못하느냐 물었다. 이듬해 나는 장거리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더블비케이라 나를 규정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시작하라. 궁금해하라. 그것에 대해 규정짓지 마라. 몇 년 전에 WIRED라는 잡지에 기고할 일이 있었는데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장애란 단어에 유의어를 찾아본 적이 있다. 지쳐버린, 무능한, 거세된, 노망이 든, 노쇠한, 아픈, 지친, 바닥이 나버린, 갈라진, 부족한, 상처입은, 무력한, 약한 등이다.

반대말로는 튼튼한, 능력 있는 등이 있다. 친구에게 크게 읽어줬다. 짓이겨진이란 뜻을 알았을 때 우리는 웃음을 멈췄다. 모욕적인 현실을 참을 수 없었다. 1980년대 나온 사전이었다.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내 자아가 만들어졌을 때 이 사전이 나왔다. 그때 이 사전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분이 나를 응원해주지 않은가. 최근 찾아봤지만 바뀐 게 없었다. 온전하다와 건전하다의 반의어가 있다. 만약 이와 같은 명칭을 나에게 대입했다면 어땠을까. 제일 부끄러운 건 이 단어에 나를 대입시켜야 하는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절대적이다고 믿는데 우리가 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직관이 필요하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방향을 틀어줄 필요가 있다. 위계질서상 우리 같은 사람은 가장 밑바닥에 있다. 무게와 키를 고려해서 다리를 만든다. 두 다리가 없던 나로서는 의족을 만들 때 샘플로 할 한 다리가 없다는 사실에 직면했다. 모든 전문가들도 난감해했다. 샘플로 할 다리가 없어서다.

그때 어느 발명가를 만났는데 제일 빠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치타의 다리를 뒷다리를 모델로 다리를 만들기로 했다. 새로운 모험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잠재력을 만들 수 있었다. 추진력을 가졌지만 부족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겸손과 취약함은 잘 개발하면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다.

두 다리가 없었기에 치타 다리를 만들 기반이 됐다. 안되는 상황에서 예스라고 답하는 사람들을 만났기에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내가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를 올린 게 아니다. 상상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기회였다.

내가 마담투쏘 박물관에 갔을 때 그 마네킹을 보고 편지도 쓰고 전화도 했다. 저를 미래로 데리고 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내 다리가 기능을 넘어서는 무엇이기를 꿈꿨다. 우리가 웨어러블한 예술품을 만들자고 했다. 알렉산더 맥퀸과 함께 작업도 했다. 나무다리도 하고 유리로 만든 다리를 한적도 있다. 반은 여성, 반은 치타인 것도 해봤다.

이상한 것에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이 무서워 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무섭다고 가르쳐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내 다리를 보지 말라고 하겠지만 나는 반대다. 나는 내 다리를 보기를 바란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자고 하길 바랬다. 아이들은 내 다리를 보고 슈퍼 히어로인지 개구리인지 영화 주인공인지 서로 말이 많았다. 2층 건물을 뛰어 넘을수 있는 지, 자신들도 날고 싶다고 외치며 상상력을 발휘했다.

우리의 역사를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이룬 성과를 부정할 수 없다. 우리의 동기는 여러 곳에서 오고 있다. 우리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모델 겸 배우 에이미 멀린스가 2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4회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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