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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이 트럼프의 전체 국정운영 노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정책에서 차별화하면서도 트럼프와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공화당 핵심 지지층을 붙잡는 동시에 승패를 가를 무당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줄타기’인 셈이다.
실제 정책 차이는 62곳 가운데 23곳에서 확인됐다. 특히 두드러진 균열은 이란전쟁에서 나타났다. 접전지역 12곳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데 찬성하거나 공개적으로 종전을 요구했다.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접전지역 후보들의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개발 확대를 추진해온 데이터센터 문제에서도 접전지역 후보 3명이 비판하거나 사업 속도를 늦추려 했다.
홈페이지에서 사라지는 트럼프
정책뿐 아니라 선거운동 방식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보 12명은 선거 홈페이지에서 트럼프의 이름이나 사진, 지지 사실 등을 삭제했다. 대부분 공화당 후보 지명을 확보한 뒤였다. 일부 후보들은 트럼프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트럼프가 자신을 위해 지원 유세를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뒀다.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현역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에게 도전하는 마이크 벨트란 전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그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트럼프 사진과 함께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현재 첫 화면에는 벨트란과 가족의 사진만 있고 트럼프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다.
그렇다고 트럼프와 완전히 결별하는 후보는 드물다. 트럼프가 여전히 공화당 핵심 지지층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브래스카에서 무소속 댄 오스본과 접전을 벌이는 피트 리케츠 공화당 상원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트럼프의 쇠고기 수입 확대 방침을 비판했지만 이번 주 네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에는 함께 등장했다. 리케츠는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님, 저는 워싱턴에서 당신을 위해 싸워왔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접전지역의 매리어넷 밀러믹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발 더 나갔다. 쇠고기 수입 정책을 비판한 데 이어 이란전쟁과 관련해 트럼프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표결에도 찬성했다. 이전의 비슷한 법안에는 반대했던 것과 달라진 태도다. 하지만 전쟁 권한 제한에 찬성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함께 아이오와 철강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공화당 컨설턴트 지넷 호프먼은 이를 “줄타기(balancing act)”라고 표현했다. 그는 후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는 활용하면서도 현재 트럼프라는 브랜드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일정한 거리를 두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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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악화한 여론이 있다. 로이터·입소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로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등록 유권자의 중간선거 정당 선호도에서도 민주당이 44%로 공화당(37%)을 7%포인트 앞섰다. 특히 무당층에서는 민주당 37%, 공화당 21%로 격차가 더 컸다.
뉴욕에서 가장 치열한 하원 선거 중 하나를 치르고 있는 마이크 롤러 공화당 의원 역시 이런 딜레마를 보여준다. 그는 아이티 이민자에 대한 임시 법적 보호와 튀르키예의 F-35 전투기 프로그램 복귀 문제 등에서 트럼프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지난달 공화당 중간선거 행사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향해 “대통령과 내가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트럼프와의 공개적인 결별까지 나아간 후보가 많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 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백악관도 거리두기 흐름의 의미를 축소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에 트럼프가 “공화당의 명백한 지도자이자 최고의 메시지 전달자이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동기부여자”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질 때 집권당 후보들이 거리를 두는 것은 미국 선거에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민주당 후보들도 2014년과 2022년 중간선거에서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 다만 지난 10년간 트럼프가 자신의 노선에 반기를 든 정치인들을 경선 도전이나 공개 비판으로 압박하며 공화당을 장악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주목된다.
공화당 전략가 론 본진은 접전지역 후보들의 변화를 결국 유권자들의 태도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트럼프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후보들은 트럼프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공화당 후보들에게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을 잃지 않으면서 무당층에는 독립성을 보여줘야 하는 까다로운 줄타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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